규동형제(이경규, 강호동)가 낯선 사람의 집 벨을 누를 때는 그게 뭐라고 시청자까지 긴장하게 한다. 하지만 이들 두사람만으로 장기전을 끌고갈 수 있는지는 미지수였다. 강호동이 행님, 행님 하며 이경규에게 뭔가 관계를 만들어내는 장면도 변주가 필요했다.
그런데 게스트로 김세정에 이어 이수근과 이윤석이 나오자 관계가 훨씬 다양해지고, 드러나는 인정과 사연도 더 많아졌다.
김세정은 뀌다놓은 보릿자루가 아니라, 강호동-이경규의 관계를 변화시킬 정도로 맹활약을 보여주었다. 초인종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지는 규동브라더스와 달리 김세정은 거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도전하는 ‘적응력의 귀재’였다.
김세정은 이태원의 한 가정에 방문해 중학생 아들과 초등학생 막내딸과 아재(이경규, 강호동)와는 또 다른 관계와 소통 모습을 보여주었다.
규동형제의 따까리(?)로 불리는 이윤석과 이수근이 게스트로 나오자, 이원방송 체제를 보는 것 같았다.
이런 속에서도 ‘한끼줍쇼’의 묘미는 각 동네에 대한 디테일을 보여주고, 그 곳 주민들의 인심과 정을 느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창신동에서는 재봉틀 일로 살아가는 서민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청담동 반지하에 살며 바이올린을 가르치는 젊은이가 온 힘을 다해 규동형제에게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모습을 보면서는 전율이 올 정도였다.
게스트 플레이는 이런 모습들을 좀 더 다양하고 세밀하게 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28일 평창동에 간 이들 네 명이 야근으로 늦은 엄마를 대신해 광고인 아빠에게 라면과 밥을 얻어먹는 장면은 아직 인심과 정이 메마르지 않았음을 알 수 있게 해주었고, 가족애와 넉넉한 마음씨가 느껴졌다. 이 단순한 장면을 보고서도 좀 더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