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 기자] 2017년 데뷔 19주년을 맞은 최장수 아이돌 신화가 새 음반을 내놨다. 지난 2일 공개된 신화의 정규 13집 앨범 ‘13TH UNCHANGING – TOUCH’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11월 달콤한 발라드 5곡을 발매한 정규 13집 앨범 PART 1과 고급스럽고 리드미컬한 5곡을 더해 완성한 정규앨범이다. 총 10곡이 담겨있는 13집의 타이틀곡 ‘TOUCH’는 공개와 함께 엠넷닷컴 1위를 비롯해 각종 온라인 음원 차트에서 상위권에 올라있다.
젝스키스와 SES도 재결성해 다시 활동을 하고 있고, 엄정화 이효리도 컴백, 또는 복귀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90년대 결성된 아이돌그룹의 활동은 매우 고무적이다. 특히 신화는 90년대 아이돌그룹으로는 이례적으로 과거의 음악보다는 현재의 음악으로 소구하고 있다.
서로 엇갈린 연인들의 후회와 미련, 아픔을 담아낸 ‘TOUCH’는 트렌디하고 세련된 멜로디가 멤버들의 목소리와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퓨처베이스 장르의 곡이다. 팝에 힙합, 알앤비가 합쳐져 있다. 리듬감 넘치는 사운드와 중반부터 시작되는 에릭과 앤디의 랩이 귀를 사로잡고 있다. 지금까지 만나보지 못했던 분위기에 그루브한 곡으로 섹시한 느낌마저 난다.
신화만이 표현할 수 있는 성숙한 남성미, 여기에 세련되고 파워풀한 곡들이 가미되면서 ‘어른 섹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타이틀곡 선정 투표에서 멤버간에 슈퍼파워와 터치라는 곡이 3대3으로 갈렸다. 슈퍼파워는 신화다운 곡이고, 터치는 신화가 안해본 곡이다. 해보지 않은 감성적인 걸 해보려고 터치를 택했다. 이별 이야기가 어릴 때 하고는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에릭)
“어렸을 때는 남성스러워 지고 싶어 근육을 만들고 그랬다. 나이가 들면 보여주려고 안해도 눈빛만으로도 섹시함이 나타난다.”(민우)
“조지 클루니처럼 그냥 풍기는 섹시미가 어른스러운 거 아닌가.”(에릭),
“우리가 섹시함을 의도하지는 않았다.”(동완)
한가지 주제가 나오면 멤버들마다 자신들의 생각을 자유롭게 던지는게 신화의 특성이다. 개성을 살리면서도, 언뜻 혼란스러운 듯 하면서도 조화를 이루고 있다.
동완은 “춤이 어린 후배들과 비교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용기를 냈다”면서 “우리가 춤을 잘 못추지만 그냥 풍기는 게 있다고 하더라. 우리가 갖는 아우라를 긍정적으로 보고싶다. 아제파탈 같은 느낌이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쯤에서 신화가 추억팔이가 아니라 계속 신곡들을 내놓을 수 있는 원동력이 무엇이냐고 물어봤다. 민우는 “SM을 나올 때 처음에는 다들 반대했다. 동완만 빼고. 하지만 SM을 나와 굿엔터테인먼트로 갈 때부터 매번 새로운 걸 보여주자는 공감대가 있었다. 그게 무대에서 교감으로 연결되면 힘이 났다”고 말했다.
신화는 오래된 팀들에 대해 한마디씩 했다. 특히 SES의 컴백 활동을 응원해주고 싶다고 했다. 이들은 “어릴 때 톱가수로 인기를 끌다 결혼해 아이를 돌보며 집에만 있다 활동하는 슈 등 멤버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봤다. 아이들에게도 좀 더 멋있는 엄마였으면 했다”고 말했다.
에릭은 “우리의 롤모델은 SMAP이었다. SM에서도 SMAP를 보고 기획에 많은 참고를 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민우는 “SMAP의 해체는 마음이 아프고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신화는 장수돌답게 비스트 등 후배들의 상담사 역할을 맡고 있다. 팀의 의견갈등과 해결책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해주고 있다는 것.
“의견 대립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멤버중에 의견들을 중재하는 역할도 있어야 한다. 우리는 상황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전진이 한 명 한 명 애정을 갖고 조정해준다.”(민우)
“회사와 갈등이 발생하면 멤버들이 팀으로서 한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에릭)
신화도 많은 갈등을 겪었다. 멤버들이 개성도 강한 만큼 의견 차이도 많았다.하지만 갈등을 통해 팀이 해체된 게 아니라 결속력이 더욱 강해졌다. 싸우면서 발전한 것이다.
에릭은 “인생은 과정이 중요하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전체를 이 친구들이랑 보내 멤버들이 제2의 가족 같다”면서 “우리는 결정적일때 한 목소리를 냈고 평소에는 서로 잘 싸운 게 유지비결이다”고 말했다. 단순히 시간만 많이 투자한 게 아니라 다양한 과정을 거친 팀의 단단함이 느껴진다.
최근 에릭은 ‘삼시세끼 어촌편’의 셰프로 다양한 요리를 해내며 인기를 끌었다. 에릭은 “출연 제의를 받고 처음에는 고사했는데, 민우가 신화가 잘되기 위해 정글까지 갔다왔다면서 내가 하면 멤버들의 활동에도 좋을 것 같다고 조언해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됐다”고 했다.
아이돌 시장은 이들이 한창 활동할 때에 비해 엄청나게 커졌다. 신화는 아시아투어도 하면서 다채롭게 활동하고 있다. 신화는 중년팬뿐만 아니라 10대팬도 늘고 있다.
신화는 7집 타이틀골 ‘Brand new’(2004년)와 같은 음악을 부르며 추억팔이를 하는 팀이 아니다. 신화에는 과거의 아이돌스러움에 어느덧 자연스럽게 도달한 능숙함과 완벽한 팀워크, 그리고 새로운 것에의 도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