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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오브 호프의 시애틀 소재 유니뱅크 인수합병을 계기로 두 인물이 새삼 주목되고 있다. 뱅크오브 호프 케빈 김 행장과 유니뱅크 창립멤버겸 대주주인 존 장(장정헌) 전 이사장이다.
김 행장은 은행계에 발디딘 이래 잇따른 인수합병에 성공, ‘바잉(Buying·매입)의 마스터’로 불릴 만하다. 지난해까지 유니뱅크의 이사장을 역임한 존 장 회장은 투자한 사업체마다 적절한 타이밍에 짭짤한 수익을 남기고 매각,’셀링(Selling·매각)의 귀재’로 꼽을 수 있다.
변호사겸 회계사 출신인 김 행장은 지난 2008년 9월 당시 중앙은행 이사로 은행계에 ‘데뷔’했다. 그로부터 1년여만에 당시 나라은행과 합병작업에서 실무를 도맡아 2010년 12월 마침내 나라,중앙의 통합은행인 BBCN뱅크를 탄생시키며 한인은행 최초로 자산규모 50억달러를 넘는 외형을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중앙은행 이사장에 이어 BBCN뱅크 이사장까지 맡은 김 행장은 지난 2013년 시애틀 PI뱅크와 시카고 포스터뱅크 등을 인수, 지역 네트워크를 확장했다. 백미는 지난해 마무리지은 윌셔은행과 BBCN뱅크의 통합이다.
뱅크오브 호프 은행으로 개명하면서 자산규모 130억달러가 넘는 슈퍼 리저널 뱅크를 탄생시킨 데 이어 유니뱅크까지 흡수, 질릴 줄 모르는 M&A ‘식성’을 과시하고 있다. 은행가에서는 뱅크오브 호프와 김 행장의 M&A는 아직도 진행형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머지 않은 시기에 또다른 ‘전격 인수’가 발표될 것이라는 전망이 파다하다.
존 장 회장은 유니뱅크 창립멤버로서 100만달러를 투자한 이후 몇차례 증자에 참여, 지주사인 유니뱅콥의 지분 25%를 확보한 최대주주다. 이번 매각으로 장 회장은 적어도 투자금액의 두배 이상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무엇보다 지난해 모기지사업가 윌리엄 박씨 등이 유니뱅콥에 25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가 감독기관의 감사에 걸려 무산되면서 그 책임을 지느라 이사장직까지 내놓아야 했던 ‘굴욕’을 이번 매각 성사로 반전에 성공한 사실은 돋보인다.
장 회장은 10여년전 개인 사업체인 US다잉이라는 대규모 염색회사를 아메리칸 어패럴에 매각한 적이 있다. 당시 매각계약이 두달만 늦어졌더라면 금융위기에 휩쓸려 커다란 손해를 볼 뻔했지만 절묘한 타이밍에 제값을 받고 팔아넘겨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번 유니뱅크 매각은 염색회사 매각의 ‘천운’과 비견될 만하다.
“경주마에 이길 수 없을 때는 그 말 잔등에 올라타면 되지” 23일 뱅크오브호프의 유니뱅크 인수 발표가 나던 순간 존 장회장이 웃으며 던진 한마디다. 셀링 포인트를 압축하고 있다. 황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