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 2000만달러가 조금 넘는 자본금으로 출범, 10년만에 2억 5000만달러로 성장한 은행이 시장 평가치의 2배가 넘는 가격에 매각된 것을 보면 좋은 거래가 아니라고 하기 어렵다.
유니 뱅크 주주 대다수는 이번 거래가 훌륭한 출구 전략이 됐다는 점에서 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PMAC그룹 윌리엄 박 회장 등이 추진했던 2600만달러 증자와 이를 바탕으로 한 확장 계획이 실패로 돌아간 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는 것에 더욱 만족하는 분위기다.
지난 2015년 10월 유니뱅크의 지주사인 U&I 파이낸셜콥은 1일 윌리엄 박 회장을 비롯한 10명의 투자자로부터 2600만달러 증자를 추진했다. 유니 뱅크는 당시 증자와 함께박 회장 등 4명을 새로 이사에 선임, 이사진 수를 종전 5명에서 9명으로 늘렸고 수권주식 한도를 1000만주에서 1억주까지 늘리는 안건을 통과시키며 향후 자산 규모를 50억달러까지 늘릴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한 바 있다. 인수합병과 타 지역 진출을 염두에 둔 포석이 분명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방해(?)에 따라 증자는 실패했고 이 여파로 이사장을 포함한 핵심 관계자 일부가 물러났다. 행장과 이사진 그리고 주주들의 관계가 틀어졌던 것은 물론이다. 그랬던 유니 뱅크가 이번 합병 성공으로 주주들에게 큰 이윤을 안겨 준 것은 물론 자연스런 구조 조정도 이뤄내게 된 것이다.
반면 이번 합병을 이른바 ‘패닉 세일(Panic sale)’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자본금이 3600만(4분기 3900만달러 예상)달러로 매해 300만달러 이상의 이익을 내고 있는 유니 뱅크를 4880만달러에 판 것은 큰 이익을 냈다고 볼 수 없다. 현재 자본금이 계속 증가하고 있고 여러가지 실적 수치가 좋은 것은 감안하면 더 아쉽다. 만약 좀더 기다렸다면 가격을 더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번 거래는 오히려 소규모 은행이 점점 살아남기 어려워 지는 시점에서 지역 잠식을 우려한 나머지 적절하지 않은 타이밍에 자산을 정리한 것으로 봐야 한다. 증자 실패 이후 본격화된 이사진, 행장 그리고 주주사이에 알력도 상황을 보다 냉철하게 분석하지 못한 이유가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니 뱅크의 주요 관계자가 이번 합병에 대해 “달려오는 호랑이에게 먹히기 보다는 호랑이 등에 올라타는 것이 훨씬 현명한 판단”이라고 했던 것도 경영진의 고심을 드러낸 부분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