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효와 김종국의 돌연 하차 소식과 시즌2의 강호동 영입 계획과 고사, 두 멤버의 비자발적인 하차를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던 멤버들이 의리를 발휘해 전원이 함께 해 종영하겠다는 소식, 그러다 남승용 신임 예능본부장까지 나서 멤버들을 설득해 런닝맨을 지속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이어졌다.
이 모든 소식들은 외부에 알려질 필요가 전혀 없는 것들이다. 그냥 잘하면 되는 거다. 누구는 그만두고, 누구는 나가라고 했다고 하다가 다시 한다고 하는 것은 모두 내부적인 봉합 과정일 뿐이다. 조직의 허술함을 노출시킨 꼴이다.
SBS ‘런닝맨’은 지금 다시 한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7년을 이어오고 있다는 정통성과 중국 시장에 엄청난 반응을 일으켰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질 수는 있지만, 이제는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런닝맨’은 오래 하다 보니 올드한 이미지가 형성됐다. ‘런닝맨’의 초기 연출자인 조효진 PD때는 도심형 게임 버라이어티라는 정체성이 확실했다. 하지만 점점 예측 가능한 캐릭터의 성격으로 인해 변화를 시도하면서 색깔이 바래졌다. 최근의 모습은 ‘남자의 자격‘이나 ‘무한도전’과도 겹치는 부분이 꽤 많다.
사실 3~4년 전만 하더라도 지상파의 일요 저녁 예능을 이렇게 하다가는 무수한 비판에 직면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노잼’인데도 비판 기사가 나오지 않는다. 관심이 없어진 것이다. 화제성이 크게 약화됐다. 케이블 채널이 주말까지 슬금슬금 들어오고 있는 있는 상황에서 이런 방식으로는 멀지 않아 역전 당할 수도 있다.
따라서 ‘런닝맨‘은 콘텐츠를 새롭게 만드는 게 급선무다. 그냥 놔두면 조만간 ‘구한말 예능’이 될 지도 모른다. 아직 이에 대한 이야기는 한마디도 없고, 누구는 나가고, 누구는 들어오고, 폐지냐 존속이냐는 이야기만 계속하고 있다. 뭔가 앞뒤가 바뀐 것 같다.
‘런닝맨’은 제작진이 머리를 맞대 하루빨리 노쇠해진 콘텐츠를 참신하고 재밌게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못하면, 서장훈의 표현대로 “무슨 의미가 있냐”다.
/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