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8일 시작된 ‘인생술집’은 1회 조진웅, 2회 박성웅까지 19금이었다가 그 뒤부터는 15세 이상 관람가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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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내내 음주 장면이 나오다 보니, 15세 관람가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19금으로 전환한다고 해서 차별적 콘텐츠가 되는 것은 아니다.
방송에서 술을 먹는 행위는 특별한 경우에만 행해진다. 한마디로 조심스럽다. 따라서 술을 먹지 않을 때와는 또 다른 매력이 드러나야 한다. 현재까지 ‘인생술집’은 그러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조진웅이 나왔던 1회는 재미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특별한 매력이 드러난 것도 아니었다. 한마디로 ‘노잼‘이었다. 조진웅이 예능에 나오지 않고 영화나 ‘시그널’ 등 드라마에만 출연하면서 생긴 멋있는 이미지가 오히려 훼손될 수도 있었다.
제작진은 술보다 사람에 취한다는 방어막을 쳤지만, 1인 토크쇼의 색다른 매력을 내놓지 못하는 한 존재가치에 대한 도전에 계속 직면하게 된다. 현재까지는 ‘술’이라는 무리수를 썼는데 별다른 효과가 없어 무리만 남은 셈이다.
이다해는 19금 토크쇼 답게 여배우 이미지를 완전히 포기한 채 솔직 털털한 ‘토크폭주’를 선보인다고 한다. 공개 연인 세븐과의 다소 껄끄러웠던 첫 만남과 둘만의 비밀여행 등 베일에 싸여 있던 연애 스토리부터 30대를 넘긴 여배우로서의 현실적인 고민까지 모두 털어놓았다고 한다.
신동엽은 “더 이상 까발릴 게 없을 정도로 탈탈 털리고 간다”는 이다해에게 “나중에 편집해달라고 하면 안 된다”라는 약속을 받아내 웃음을 자아냈다고 한다.
이다해가 시종일관 걸쭉한 입담과 돌직구 발언으로 현장을 아슬아슬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야한 이야기로 흐르지는 않았다고 한다. 19금 토크쇼가 야한 토크 위주로 흐르지 않는 것은 좋지만, ‘탈곡 예능‘이 되어서는 안된다. 뭔가를 캐내려고 하고, 폭로하려는 토크쇼가 19금 예능은 아니다.
‘인생술집’이 19금 컨텐츠의 매력을 제대로 발산할 수 있을지는 이 토크쇼만의 분위기를 만들어내느냐에 달려있다. 술을 마심으로써 서로 마음의 벽을 허물고 진심으로 다가가는, 친구끼리도 평소에는 하기 힘든 이야기가 술자리에서 허심탄회하게 주고받는 분위기, 이런 기운이 만들어져야 한다.
물론 한두번만에 이런 분위기의 매력과 정체성을 잡기는 어렵다. 조금씩 만들어나가면 되기도 한다. 처음부터 완성된 프로그램도 있지만, 회를 거듭하면서 틀을 잡아가는 프로그램도 있다. 패키지 여행으로 세계를 일주하는 ‘뭉쳐야 뜬다’ 1회를 보면서 ‘무슨 이런 날로 먹는 예능이 있어‘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구름 위에 있는 스위스 알프스 리기산 정상에서 김성주가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눈가가 젖는 등 이 프로그램만의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술집’도 그런 시험대에 올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