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한 질문에도 피해가지 않는 여유를 보였다. 잘못 알려진 사안, 가령, 송민순 회고록 논란에 대한 질문, ”북한에게 물어보자“ ”기억이 안난다“라는 말이 나오게 된 진실 왜곡 과정을 상세히 설명해 바로잡아주었다. 국민들에게 사이다를 제공해 호감도를 높였고 큰 반응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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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날 썰전을 통해 눈에 띈 사실 하나는 문재인 전 대표의 예능 적응 완료였다. 그동안 정치토론이나 뉴스시사 프로그램 등 교양물에 출연한 적은 많았지만 예능 출연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각종 질문에 정색해야 할 사안은 성실하고 진지하게 답변하고, “위대한 좌파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와 같은 전원책 변호사의 진담과 농담이 섞여있는 말에 대해서는 좀 더 유연하게 답변해, 오히려 그를 쩔쩔 매게했다.
‘썰전’이 다른 교양프로그램들과 가장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진행자들이 질문을 던져놓고 심각하게 받으면 “농담이었다”라고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 예능을 다큐로 받으면 안되는 것이다. 괜히 심각해도 안되고, 심각해야 할 때 장난을 쳐도 안된다. 문재인 전대표는 이 흐름의 파도를 잘 탔다. 다른 대선 후보들도 ‘썰전‘에서는 이 흐름을 잘 타야 좋은 이미지를 형성하고 지지율도 더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 문재인 전대표는 전원책 변호사에게 “저하고 같이 일해보자”고 영입 제안까지 했다. 물론 유시민이 “(전원책이) 3일만에 그만 둘 것이다”고 농담을 했지만.
문재인 전대표는 전원책 변호사의 “안철수 의원과 문재인 대표중에서 누가 더 왼쪽에 있냐”는 질문에는 그야말로 핵심을 찌르는 사이다성 답변을 내놨다. 그는 “요즘 좌우가 어디있냐. 요즘은 보수 진보가 없다. 대한민국의 상황은 보수, 진보 구도가 아니라 상식이냐, 몰상식이냐, 정상이냐 비정상이냐의 상황이다”고 말했다. “촛불 민심도 대한민국을 더 진보적인 나라로 만들어달라는 요구가 아니라 좀 더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나라를 만들어 달라는 거 아니냐”고 부연 설명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방송 말미에는 “제가 재수에 강하다. 대학도 재수로 갔고 사법시험도 재수였다. 대선도 재수다”라는 말을 간결하게 전해 힘을 실었다. 준비를 많이 한 후보라는 느낌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