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적’, 아모개와 길동의 팀플레이란?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MBC 월화극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에서 길동(윤균상)의 연기는 좋다. 뿔뿔히 흩어진 아버지의 사람들인 ‘성님들’을 모아놓고 하는 윤균상의 대사, “인간이 아닌 짐승으로 사시겠습니다”는 이 드라마가 향하는 방향까지 제시해주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역적‘을 끌고온 초반 힘은 그의 아버지 아모개로 나오는 김상중에게서 나온다.


김상중은 대사를 해도 멋있고, 대사를 하지 않아도 멋있다. 한마디로 존재감이 짱이다. 8회 말 아들에게 “미친 놈”이라며씩 웃는 말 한마디로 존재감을 다 보여주었다.

고문을 받아 지금은 만신창이가 된 아모개는 아들 길동이가 활약하게 되면 언제가는 퇴장해야 한다. 제작진들 사이에는 김상중이 언제 죽는지에 대해 함구령이 내려진 상태다.

물론 아모개가 십몇회쯤 오면 죽겠지만, 아직은 비밀이다. 아모개가 죽는 시기를 미리 알게 되면 ‘역적‘을 시청하는 재미가 반감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역적’은 당분간 과도기 팀플레이가 나올 전망이다. 숙용 장씨(이하늬)의 장악원 신과 어린 연산군(김지석)으로 비인간의 폭력을 휘두르던 당시 정세를 어느 정도 풀어놓고 있다.

홍길동은 연산군 시절 실존했던 인물이다. 그는 성님들에게 왜 건달로 살아야 할지를 설명했다.

“그 놈들 눈에 우리가 인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잘 사는 게 우리 손에 달려 있는 게 아닙니다.”


길동은 거창한 대의명분이 있어 영웅을 자처하는 게 아니다. 아버지처럼 그 또한 가족애와 사랑이 자리잡고 잡고 있다. 아버지 아모개가 능상 척결의 대상이 된 것도 아내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한 가족애가 깔려있다.

길동은 소부리(박준규), 끗쇠(이호철), 일청(허정도), 세걸(김도윤), 용개(이준혁) 등 이름도 토속적인 성님들과 과거 함께 살던 익하리로 가 충원군(김정태)에게 복수할 일이 남아있다.

길동은 리더이고, 체력이 떨어진 아모개는 ‘고문‘격이다. 성님들은 각각 행동대장들이다. 이 복수는 개인 차원의 단순복수가 아니라, 물상식과 상식의 대결이자, 의식(양반)과 의식(백성)의 대결이기도 하다.

‘역적’이 김상중의 몸이 망가진 상태에서도, 길동(윤균상)의 활약과 팀플레이로 잘 끌고갈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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