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핵 경쟁시 세계 최고 될 것”

-어느 나라에도 뒤쳐지지 않겠다고 밝혀
-“중국은 환율 조작의 그랜드 챔피언”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느 나라에도 핵경쟁에서 뒤지지 않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러시아 간 핵경쟁이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핵무기 경쟁에서 뒤지지 않겠다”=23일(현지시간) 트럼프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나라도 핵무기를 갖지 않는 꿈이 실현된다면 멋진 일”이라며 “그러나 국가들이 핵무기를 갖는다면 미국이 그중 최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미국과 러시아가 2018년까지 핵무기를 줄이기로 한 ‘뉴 스타트’ 협정 개정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트럼프는 ‘뉴 스타트’에 대해 “편파적인 합의”였다고 비판했다.

[사진=게티이미지]

트럼프는 “그게 스타트이든, 이란 핵협정이든, 미국이 맺은 또 다른 나쁜 협정”이라며 “우리는 좋은 협정을 맺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대해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뉴 스타트’를 폐기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할 만큼 러시아의 핵 능력을 지속해서 향상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러자 트럼프 당시 당선인은 트위터에 “미국은 핵 능력을 대폭 강화, 확장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날 트럼프의 인터뷰 발언에 대한 논란이 일자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이 핵능력 분야에서 다른 어떤 국가에도 우위를 내주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환율 조작 또 때리기=한편 이날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중국은 환율 조작의 그랜드 챔피언”이라며 다시한번 중국 때리기에 나섰다. 트럼프는 대선 후보 시절 취임 첫날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실행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지나치게 낮게 유지해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를 뺏어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미 재무부는 이에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재무부는 오는 4월 환율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재무부는 통화조작 지정 절차를 갖고 있으며 그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 중앙은행은 수십억달러 규모의 외환보유고를 쓰면서 위안화 환율을 끌어올리려고 애쓰는 중이다. 중국에서 자본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지난해 미국 재무부도 중국의 노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로이터는 “이번 트럼프의 위안화 환율에 대한 발언은 다음달 G20 재무장관 회의를 준비하고 있는 므누신을 더 곤란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재무부는 1988년 한국, 대만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한 바 있다. 미국이 환율 조작국을 지정한 것은 1994년 중국이 마지막이다.

▶국경조정세 지지 밝혀=한편 이날 트럼프는 공화당이 추진하고 있는 국경조정세(border adjustment tax)와 관련 “미국에서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말했다.

그동안 트럼프는 국경조정세과 관련 엇갈린 발언을 내놨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는 “너무 복잡하다”고 말했지만, 다른 인터뷰에서는 “여전히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는 “확실히 국경세에 대해 지지한다”며 “기업들이 미국으로 돌아오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경조정세는 공화당이 추구하고 있는 세금 개혁 가운데 가장 논란이 많은 문제다. 미국에서 해외로 수출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면세 혜택을 주고, 해외에서 수입한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서는 20%의 세금을 물리는 제도다.

국경조정세 반대파들은 물가 상승을 유발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미국에 기반을 둔 수출 기업들은 이를 환영하고 있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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