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安·李 첫 토론회 ‘네 약점이 내 전략’

문재인, 사당화 논란·재벌개혁 의지
안희정, 정체성 논란·추상적 공약
이재명, 강경 이미지·공약 실현 가능성
상대방 약점 부각 난타전 예고

이젠 피할 데 없는 ‘대면전’이다. 3일 더불어민주당 예비 후보의 첫 합동 토론회는 후보 지지율로 보면 ‘본선급’무대에 가깝다. ‘비방’과 ‘비판’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가 예고된다. 후보 간 견제와 차별화는 피할 수 없는 과제이지만, 자칫 상호 비방으로 비화되면 오히려 야권 지지층의 역풍이 불 수 있다. 서로의 약점을 얼마나 논리적으로 파고드는가가 관건이다.

대선 행보를 통해 드러난 각 후보의 약점은 상대 후보에겐 공략 대상이다. 문재인 전 대표는 경쟁자를 압도하는 인적 네트워크 및 캠프 규모가 공략 대상으로 꼽힌다. 한 경선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후보가 아닌, 당이 정책 전문성을 강화하는 게 옳다”며 “중요 인재가 있다면 이를 캠프로 영입할 게 아니라 입당 절차를 거쳐 당 인재로 영입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최근 이재명 성남시장은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주변에 인사를 대거 포진시키면 당은 들러리가 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재벌개혁 의지나 확장성 한계 등도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법인세 인상 문제는 딜레마”라는 문 전 대표의 입장을 두고 재벌개혁 의지가 미흡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또, 호남 민심이나 소위 반문(反文)정서 등을 거론하며 확장성에 한계가 있고, 추후 본선을 앞둔 야권통합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문제제기도 예상된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대연정 제안’과 ‘선의 발언’으로 이어진 정체성 논란이 최대 쟁점으로 꼽힌다. 안 지사는 지난 1일에도 “김구,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모두가 대한민국”이라고 통합 정신을 강조했다. 안 지사는 선의 발언과 관련, 사과 뜻을 표명하면서도 통합 정치가 필요하다는 데엔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세부 공약이 상대적으로 미진하다는 데에도 경쟁 후보의 압박이 예상된다. 안 지사는 공약에서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큰 틀에서 공약을 논하겠다는 취지이지만, 실현 가능성 등을 검증하기에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강경한 이미지와 공약이 공략 대상이다. 개혁 의지는 뚜렷하지만, 사회 통합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예상된다. 이 시장이 대표 공약으로 제시한 기초소득 공약을 두고는 구체적인 재원 확보 방안 등이 관건이다.

문 전 대표와 안 지사 등에게 각각 ‘토론회 개최’, ‘선의 발언’ 등의 화두로 연일 공세를 펼친 바 있어 각각의 화두를 두고 경쟁 후보가 이 시장에게 역공을 펼칠 가능성도 있다.

전체적인 대결 구도도 간단치 않다. 큰 틀에선 선두인 문 전 대표를 안 지사와 이 시장이 견제하는 구도이겠지만, 문 전 대표와의 격차가 워낙 압도적인데다 결선투표제 실시 가능성을 감안하면, 오히려 안 지사와 이 시장의 2위 경쟁이 가장 현실성 있는 대결 구도이기도 하다. 때문에 ‘2대1’ 구도로 흐르기보다는 ‘각개전투’ 식의 대결 구도로 진행될 공산이 크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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