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소희 “원더걸스 美투어 ‘싱글라이더’워홀러 연기 큰도움”

감성적 유진아 역 맡아 이병헌과 케미
공효진 자연스런 연기 부러워
‘부산행’등 오디션 통해 출연 자부심

그룹 원더걸스 출신인 안소희(24)는 조금씩 연기자로 변신하고 있다. 2008년 ‘뜨거운 것이 좋아’로 스크린에 데뷔한 후 2016년 ‘부산행’에 이어 이번에는 ‘싱글라이더’에 출연했다.

여기서 그는 호주에서 2년간 농장일을 하며 번 돈을 환전하다 사기를 당하는 데, 가족을 찾아 호주로 간 40대 기러기족 아빠 이병헌(재훈 역)을 그 곳에서 만나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는 호주 ‘워홀러’ 유진아(지나) 역을 맡았다.

원더걸스 출신 안소희(24)는 조금씩 연기자로 변신하고 있다. ‘부산행’에 이어 이번엔 ‘싱글라이더’에 출연했다. 호주서 40대 기러기족 아빠 이병헌을 만나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는 호주 ‘워홀러’유진아 역을 맡았다.

안소희는 신중하고 조용한 성격인 것 같았다. 하지만 연기에 대해 물어보면 눈빛이 달라지며 활발해진다. 가수 생활이 연기에 도움이 되는지를 물어봤다.

“‘부산행’에서는 평범한 고등학생이었지만 평범하지 않은 일을 겪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싱글라이더’의 지나가 하는 표정과 제스처는 가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무대에서 노래하고 춤을 춘 것이 연기에 도움이 됐다. 녹음을 할 때도, 가사 하나하나에 감정을 실어라고 했던 박진영 프로듀서의 말이 생각났다.”

안소희는 ‘싱글라이더’ 시나리오를 앉은 자리에서 다 읽고 출연을 결정한 작품이라고 했다. 지나 캐릭터는 평범한 10대 생활을 하지 못했던 안소희에게 어렵지는 않았을까?

“지나는 10대를 평범하게 보낸 21살 친구다. 나와 다른 시절을 보낸 지나에게 공감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몇번 받았다. 원더걸스로서 미국에서 보낸 시기가 19~20살이었는데, 지나가 느꼈을 외로움을 미국 생활을 생각하며 공감대를 만들 수 있었다.”

안소희가 지나를 연기할 때의 포인트는 행동보다 감정이었다. 이 문제는 이주영 감독과도 상의하면서 감성적 접근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안소희는 “미적 느낌이 묻어나는 장면이 많다. 마치 ‘투피엠’의 뮤직비디오처럼.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과는 많이 달랐다. 대사가 많이 없는 채로 감성적인 전달을 위주로 하는 건 이주영 감독의 특기다.”

촬영할 때 어려움이 있었지만 애완견인 ‘치치’와도 그럴듯한 케미를 보여주었다. 공효진, 이병헌 선배와 함께 한다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그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특히 대기하다 촬영에 들어가는게 너무 자연스럽다는 공효진의 연기가 부러웠다고 한다.

“호주에서 한달간 촬영하며 풍광을 담아냈다. 효진 언니와는 촬영이 거의 없었지만, 쉬는 시간은 거의 같이 보냈다. 식사도 하고 시내 투어도 했고, 테니스도 함께 쳤다. 효진 언니가 내 캐릭터에 대한 고민도 해주었다.”

지나(안소희)는 호주에서 재훈(이병헌)과 함께 다닌다. 재훈이 아내인 공효진이 옆집에 사는 호주인 크리스와 친해진 광경을 목격한 후 아내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관찰자로만 머문다.

“재훈은 한국에서 증권회사 지점장으로 열심히 하면 잘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일했지만 잘 안됐다. 우선 이 부분에 대해 공감이 됐다. 재훈 아내인 수진이 크리스와 가까워진 장면을 보고, 오히려 당황해 다가가지 못하는 성격도 이해가 된다. 이 경우 시간이 필요한 사람도 있다. 나라도 재훈처럼 할 것 같다.”

안소희는 지금까지 참가한 영화들이 자신이 선택하지 않고 오디션을 통해 출연이 이뤄졌지만 캐릭터와 작품 분석만은 딱부러지도록 잘 한다. 이를 흥미와 재미라고 했다. 책임감도 생긴다고 했다. 연기에 대한 열정이 차분하면서도 대단했다.


가수 출신 배우 안소희는 드라마와 영화 OST도 만들고 싶어하며, 기회가 된다면 ‘라라랜드’나 ‘원스’ 같은 음악영화도 출연하거나 만들고 싶어한다.

안소희는 원더걸스 시절 ‘텔미’ ‘노바디’ 등 대박을 치고는, 국내를 벗어나 미국으로 2년간 생활했다. 계속 한국에 있었다면 인기 걸그룹으로서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었지만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아쉬움과 후회는 없었을까?

“시간이 지나면 못하는 게 있다. 내가 솔로였다면 결정 못했겠지만 미국 투어를 통해 값진 걸 배웠다. 박진영 프로듀서와 고생도 했지만 한국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생활이라 재미있었다. 그런 과정을 거쳤기에 ‘지나’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