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는 조여정을 잘 활용해 그나마 버텨왔다. 하지만 너무 나갔다. 조여정이 임세미를 죽이는 등 너무 자극적으로 나가고 있다.
조여정은 죽은 줄 알았지만 다시 살아난 정나미(임세미)를 죽이는 등 도돌이표 광기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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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영은 살인 누명을 쓰다 벗어나는가 했더니 납치 당해 정신병원에 갇히고 탈출하는 모습이 17회 말미 예고편을 통해 그려졌다.
이 드라마의 홍보사는 “1분도 안심할 수 없는 폭풍 전개”라고 하지만, 다른 말로 하면 숨가픈 막장 전개다.
‘완벽한 아내’는 후반 들어서며 갈 길을 잃은 것 같다.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알기 어려울 정도로 ‘계략 수건 돌리기’를 하는 것 같다.
조여정은 대학시절부터 집착해온 남자 구정희(윤상현)가 자신을 떠나지 않게 하려면 심재복(고소영)이 없어져야 한다며 각종 계략을 부리고, 피해자인 심재복은 이를 벗어나기 위해 악다구니를 쓰는 이야기의 반복이다. 거기에 양육권을 쥐려는 심재복의 모성애 정도다.
특히 이 드라마는 캐릭터의 정체가 거의 다 밝혀진 상태에서 스토리 진행을 자극적인 사건들로 이어가고 있다.
이제는 조여정(이은희)의 광기만으로도 보기에 벅차다. 초중반까지는 조여정이 욕망과 광기의 선을 넘나드는 아슬아슬함이 시청자를 긴장하게 하고 재미를 주었지만, 그것뿐이었다.
그녀가 집착하는 남자 구정희(윤상현)의 딸 혜욱(김보민)이의 애착 인형을 갈기갈기 찢어놓을 때 캐릭터는 완전히 파악됐다.
이 드라마가 혹시 조여정의 광기에 가까운 집착으로 시작된 계략들을 최종회에서 조여정이 파멸하는 등으로 떡밥회수만 하면 모든 게 해결됐다고 생각할까봐 걱정스럽다. 이런 사건들이 해결됐다고 기획의도대로 고소영이 잊었던 여성성을 회복하고 삶의 새로운 희망과 생기발랄한 사랑을 찾게 될까?
정나미를 왜 죽이는지도 이해하기 어렵다. 살인수사에서 정나미가 심재복씨 전남편과 불륜관계여서 심재복이 범인으로 오해받는 상황은 이미 시청자들도 모두 다 알만할 정도로 빈곤한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수사물로서의 정교함을 보여주려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내가 만약 윤상현이라면 "찌질하고 소심한 남자 역 하기도 이젠 지쳤다"고 선언할 것 같다.
자극적 상황과 설정은 이제 그만 하고, ‘완벽한 아내’가 뭘 이야기하려는지 차분하게 생각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