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엉터리 어학교재로 거액의 사기를 친 30대가 쇠고랑을 찼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상습사기 혐의로 임모(36) 씨를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임 씨는 2015년 9월부터 지난 2월까지 총 565명에게서 13억 1300만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임씨는 2∼5년 전 자신에게 전화로 어학교재를 구매했던 이들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서 “어학교재를 살 때 2차 교재까지 구매하기로 계약을 했다. 결제하지 않으면 위약금을 내야 한다”고 속였다.

그는 “일단 2차 교재비를 결제하면 1차 교재를 구매한 금액까지 모두 환불할 수 있도록 조치해주겠다”며 집요하게 결제를 유도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피해자들은 적게는 50여만원, 많게는 약 200만원 돈을 임씨에게 뜯겼다.

임 씨는 “환불도 해주고 교재도 사은품으로 주겠다”며 또 새로운 엉터리 어학교재를 피해자들에게 보냈다.

이 과정에서 임 씨와 공모한 출판사 대표 김모(55) 씨도 상습사기 혐의로 불구속입건됐다.

경찰은 이들이 교재 거래 기록을 남겨 금융 당국 감시를 피하려고 억지로 책을 배송했고, 카드 결제 가맹점으로 출판사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30∼40대 직장인으로, 승진이나 자기계발을 하기 위해 어학교재를 구매하려다가 두 차례나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어학교재들은 영어 교육 서적이긴 했지만 수십만∼수백만원이나 지불할 가치는 없는 수준으로 내용이 부실했다”면서 “환불을 미끼로 수백만원대 카드 결제를 유도하는 수법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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