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변화하는 패션 유통 환경

의류 줄이고 미용 액세서리, 생활 소품으로

포에버21의 뷰티 부틱 체인 요주의

주요 대형 유통사 의류 구매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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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에버21의 저가형 의류 체인인 F21레드 매장 모습. 이 업체는 최근 들어 미용 및 액세서리 등 의류를 제외한 부가 상품에 대한 매장내 진열을 한층 늘렸다.

의류가 대부분을 차지했던 패션 유통가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메이시스와 JC페니와 같은 초대형 패션 유통사들을 비롯해 주요 유통사들이 앞다퉈 매장 구성을 바꾸고 있다.

백화점을 비롯해 대형 쇼핑몰, 아울렛 등 주요 대형 오프라인 유통의 가장 핵심은 여전히 의류제품이다. 한때 매장이나 쇼핑몰 구성에 80%를 넘어섰던 의류 제품의 점유율은 최근 들어 급격하게 내림세를 타고 있다.

밀레니엄세대로 대표되는 새로운 소비 주체들의 씀씀이가 달라진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온라인과 모바일이라는 편리한 기술의 발달도 큰 역할을 했지만 더 이상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이 옷을 구매하기 위해 방문하는 장소라는 개념 자체가 바뀐 탓도 크다.

변화하는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이들 대형 오프라인 유통가들이 변화를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는 셈이다.

포에버21의 이번 행보 역시 최근 유통 흐름과 맞물려 관심이 가고 있다.

최근 3년간 연매출 40억 달러의 문턱에서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포에버21은 최근 저가형 의류 체인인 F21레드의 매장 확대와 함께 새로운 뷰티 부틱 체인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미 포에버21과 초저가형인 F21등 기존 의류 매장에서도 미용 및 액세서리 제품의 매장 진열 비중이 한층 늘었다.

과거 10~20%수준에 불과하던 옷을 제외한 제품의 진열 비중은 최근 들어 일부 매장은 절반에 육박 할 정도로 크게 늘었다.

그만큼 옷 보다 액세서리, 미용, 생활 소품을 찾는 고객이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때 LA한인의류 도매업계에서 가장 큰 손으로 군림하던 포에버21의 판매 전략 변화는 관련 한인 업계에 시시하는 바가 크다.

제2의 포에버21을 꿈꾸며 매장을 늘려갔던 중소 규모의 한인 의류 소매 체인들 역시 비슷한 전략으로 구매 패턴이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메이시스 등 주요 백화점 뿐 아니라 현재 LA한인 의류업계에서 가장 큰 구매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TJX나 로스와 같은 오프 프라이스 체인들 역시 최근 들어 매장 구성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옷 보다는 미용 또는 액세서리와 생활 소품 등의 구매를 늘리는 밀레니엄세대를 비롯한 주요 소비층의 기호에 맞춰 상당수 유통사들의 매장에서 의류 제품의 비중을 줄이고 있는 점을 염두해 둬야 한다는 이야기다.

포에버21은 이미 3~4년전부터 의류를 제외한 제품의 비중을 늘리기 위한 준비에 나선것으로 알려진다.

글로벌 패스트패션 브랜드인 H&M과 자라 등은 이미 유럽과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의류 뿐 아니라 미용, 액세서리, 생활 소품 등 이른바 라이프 스타일 매장 형태로 구성이 진화됐고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최근 들어서는 매장안에 음식과 음료를 즐길 수 있는 카페 개념까지 더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단순히 유행하는 옷만 사던 곳에서 벗어나 말 그대로 라이프 스타일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해야 온라인과 모바일로 빠르게 옮겨가는 새로운 소비층의 눈높이를 맞출수 있다는 전략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일부 노드스트롬 백화점 매장에 넓은 공간을 활용해 카페가 들어서는 것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한인의류협회 영 김 이사장은 “옷이 중심이 됐던 유통 환경에서는 좋은 제품을 경쟁력 있는 가격에 공급만 하면 됐다”며 “하지만 최근 급변하는 유통 환경을 감안하면 회사 규모에 맞는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하고 이에 적합한 유통 채널을 찾아 싼 가격에 공급을 해야 매출을 늘릴 수 있는 환경에 놓였다”라고 말했다. 이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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