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땀, 눈물 짜내기 미션과 짜장면, 김치찜, 라면을 앞에 두고 30분간 버티는 먹방 실험 등은 생각보다 재미가 덜했다.
게스트를 초청한 것은 좋았지만, 별 재미나 의미 부여 없이 많은 사람들이 나오고, 기대했던 배정남도 웃음을 주지 못한 것 등은 “왜 이런 기획을 했을까”라는 의문을 품게 하기도 했다.
‘무한도전’이 의미 있는 장수 프로그램이고 새로운 도전과 실험을 하다보면 간혹 노잼 코너가 나올 수 있고, 이것 하나로 비판을 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 무도 역대급 노잼인 좀비 특집은 그런 과정에서 나왔기에 우리가 기쁜 마음으로 회고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무한도전’은 예능의 옛날 방식을 몇차례 선보인 바 있다. 장수프로그램이 노잼과 결합하면 올드한 예능인들이 아직도 활약하네 라는 느낌을 줄 수 있다. ‘런닝맨’과 ‘1박2일’, ‘무한도전’은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서 ‘미래예능연구소’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만만치 않은 반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식상한 요즘 예능들을 한번에 날리는 시원한 반전이나 새 예능의 방향 제시가 나올 수도 있겠다. 오는 27일 방송되는 ‘미래예능연구소’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현대 예능인 11인에 대해 더욱 본격적이고 다방면의 예능 연구가 계속된다.
주어진 실험에서 각자 독특한 행동양상을 보인 예능인들에게 다음 실험, ‘자율행동분석’을 위해 30분간 자유시간을 부여했고, 한 시도 쉬지 않고 토크를 일삼는 예능인들이 아무런 지시도 없는 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알아본다.
또 이어진 ‘장르에 따른 시청 몰입도’를 테스트하기 위한 ‘TV시청’ 시간은 방송을 하는 예능인이 TV 속 연예인을 대하는 자세와 시청자의 입장에서 얼마나 몰입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동시에 지나친 몰입이 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테스트 했다. 이 외에도 예능에 적합한 지적수준을 알아보는 ‘뇌 순수성 테스트’, 음악과 개그에 자동반응 하는 이들의 ‘자기 제어 테스트’, ‘소수결 테스트’ 등 다양한 실험이 이어진다고 한다.
한국형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 장르를 개척한 ‘무한도전’이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리얼리티라는 예능 트렌드와 점점 다양해지는 플랫폼 구조 속에서도, 실험과 도전이라는 특유의 정신으로 좀 더 재미를 만들어내길 기대한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