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업계 외상 거래 크게 줄었다

중견 업체 COD로 결제 변경…전체 시장 분위기 바뀔듯

의류바이어제품구매
의류업체들이 외상거래를 줄이는 추세다. 사진은 바이어들이 의류도매상에서 제품을 고르는 모습.

“외상을 줄여라”

최근 들어 달라진 한인 의류업계의 모습이다. 과거처럼 무리하게 외상 거래를 늘리는 업체들이 눈에 띠게 줄고 있다.

오히려 짧게는 1~2년 길게는 10년 넘게 안정적으로 외상 거래를 하던 의류 유통 업체와 상품인도결제방식(COD)이나 인도 전 결제방식(CBD)으로 전환하는 업체도 크게 늘고 있다.

이런 변화는 나름 규모도 있고 자금 여력까지 확보해 놔 결제 방식 전환에 따라 일정 거래가 끊길 수 있다는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중견 업체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중견 업체 E사는 올해 초부터 외상 거래를 최소화하는 한편 대부분의 거래를 COD로 돌렸다.

또다른 중견 업체 I사 역시 비슷한 방향으로 외상 거래를 줄이고 있다. 중간 규모의 T사는 3년전부터 외상 거래 ‘제로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대부분의 외상 거래처가 COD방식으로 전환됐으며 2~3만 달러 규모의 거래는 아예 크레딧카드로 바로 결제를 받는 경우도 최근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G업체도 경쟁력 있는 디자인으로 만든 제품을 무기로 몇년전부터 가급적 외상 거래를 자제하고 있다.

물론 외상 거래를 줄이게 되면 단기적으로 거래처도 줄고 당연히 매출도 빠지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유사한 형태의 경쟁 업체들이 많다 보니 그동안 거래하던 업체가 갑자기 외상 거래를 거부하면 경쟁 업체로 옮겨가는 것이 그동안 한인 업계에서 일어났던 일반적인 현상이다.

이런 분위기로 인해 최근 20여년간 주요 의류 유통 업체들과의 거래 관행은 해 마다 개선되기 보다는 악화되곤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견 한인 의류업체를 중심으로 결제 관행을 상품인도결제 방식으로 전환함에 따라 LA지역 한인 의류 도매업계의 전체 결제 관행이 조금씩 개선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보통 외상 거래 중심으로 거래를 유지하는 업체가 연간 의류 유통사로부터 수금하지 못하는 금액은 전체 매출 대비 5%내외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 2~3년 사이 이 비율이 10%를 넘어서는 업체들이 늘어난 것이 최근 외상 거래 자제 분위기에 주된 요인으로 풀이된다.

한 의류 관계자는 “급변하는 유통 환경에서 10%의 순마진을 올리기도 힘든 상황에서 외상값으로 10%넘게 받지 못하는 것은 결국 힘들게 1년간 일해서 남 좋은 일 시켰다는 이야기를 듣기에 딱 좋은 경우”라고 말했다. 이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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