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생인 강호동은 막내 멤버와 보통 20살 정도 차이가 나게 되는데, 이 관계를 잘 부각시키고 있다. 이 점은 멤버 전체를 고루 살리는 유재석과 조금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섬총사’에서 강호동은 19살 차이가 나는 정용화와 좋은 관계를 보여주었다. 멤버 수가 적어 어차피 잘 지내야할 운명이지만 강호동은 정용화에게 한마디했다.
“용화야, 니가 나를 5살 정도 많은 형이라고 생각해주길 바래.”
강호동은 ‘1박2일’때만 해도 이승기가 워낙 착하고 바른 생활 막내라 두 사람은 친하기는 해도 엄청난 케미는 나오지 않았다.
![](http://heraldk.com/wp-content/uploads/2017/06/20170630000317_0.jpg)
하지만 이승기가 군대 가기 전 찍어 인터넷으로 첫 방송된 tvNgo ‘신서유기1’부터는 달라졌다. 웹예능, 케이블예능이라는 이야기에 이승기도 ‘1박2일‘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뭔가 다른 전략이 필요했다.
그 중 하나가 맏형 강호동을 비롯한 선배들을 놀려먹는 일이었다. 어투도 완곡조나 정제된 멘트가 아닌 조금 직설과 독설로 변했다. 적응이 안된 강호동이 이승기에게 “그냥 갈겨버리네, 거리낌이 없구나”라고 당황해했다. 이승기는 당황해하는 강호동에게 “다 내려놓으세요”라고 말했다. 강호동에게 “옛날 스타일”이라고도 했다.
이 때는 강호동이 예능에 완전히 적응이 안된 상태였다. 하지만 이승기를 비롯한 후배들의 벌떼 공격이 강호동에게는 부활의 단초를 제공했다. 강호동은 점점 ‘샌드백’ 캐릭터로 변해갔다.(강호동은 ‘아는 형님’에서도 김희철에게 당하는 샌드백 캐릭터다)
강호동은 ‘신서유기3~4’에서 송민호와도 훈훈한 관계를 만들어냈다. 강호동과 송민호는 23살의 나이 차에도 불구하고 ‘민호동’ 라인을 구축했다. 강호동은 중국 촬영이 끝나갈 무렵 송민호를 따로 불러내 “나는 막내인 너가 날 어려워 하고 불편해 하는 게 가장 안좋아. 편안한 형 정도로 생각해줬으면 좋겠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신서유기4’ 신효정PD는 “강호동과 송민호가 가장 친하고 케미도 유독 좋다. 강호동은 방을 써도 송민호와 함께다”라고 전했다.
![](http://heraldk.com/wp-content/uploads/2017/06/20170630000334_0.jpg)
강호동은 어느새 예능 고참이 됐기 때문에 그가 출연하는 예능은 후배와의 관계(소통)가 예능적인 웃음 못지 않게 중요해졌음을 알게 됐다. 어떻게 하건 후배들과 관계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 상황에서 이경규는 후배들이 자신을 불편해하게 해, 자신이 후배의 입을 통해 자꾸 거론되게 한다.(하지만 겉으로는 후배들에게 호통을 치지만 마음속은 그렇지 않고 재미를 위한 것이라는 점이 ‘정글의 법칙’이나 ‘뭉치면 뜬다’에서 조금씩 드러난다)
기자가 추리하건대, 후배를 바라보는 강호동의 심리는 “막내가 나를 불편해하면 나도 죽고 막내도 죽는다”인 것 같다. 특히 막내라인이 강호동을 현대문명에 적응하지 못하는 구식 맏형으로 놀려줘 강호동의 캐릭터가 더 잘 살아날 수 있다. 송민호와 안재현 등은 인터넷 게임 등에 취약한 강호동과 어떤 식으로건 관계를 만들어낸다.
/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