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삼시세끼’‘효리네 민박’ ‘예능’ 관찰카메라 헤게모니 전쟁

요즘 예능 전쟁은 관찰카메라의 헤게모니를 누가 쥐는가에 달려있다. 나영석 사단이 있는 tvN이 관찰 카메라, 리얼리티 예능의 강세를 보여왔다. ‘꽃보다~’ ‘삼시세끼’ 시리즈와 ‘윤식당’ ‘알쓸신잡’까지 관찰카메라가 위력을 발휘해왔다.

JTBC는 ‘비정상회담’ ‘아는 형님’ 등 스튜디오 예능에 강했다. 그런 JTBC가 최근 두 개의 관찰 카메라 내지는 리얼리티물을 내놓았는데 제대로 통했다.

‘효리네 민박’<사진>과 ‘비긴 어게인’은 우선 일요일 밤시간대라는 최고의 편성시간대를 찾았다. 일요일 밤 예능 시장이 의외로 무주공산(?)이었다. 드라마 시청자와 예능 시청층은 차이가 있다. ‘개그콘서트’가 이 시간대 전통강호였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이효리와 이소라가 이런 리얼리티물을 찍는 건 처음이라 할 수 있다. 이효리의 ‘패밀리가 떴다’와 이소라의 ‘나는 가수다’때와는 다르다. 이효리의 삶이 그대로 관찰된다. 이소라도 ‘나가수’때는 집에서 혼자 작업을 해 방송국에 나오기 때문에 성격이 별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비긴 어게인’에서는 유희열, 윤도현, 노홍철과 계속 함께 생활하므로 자신의 솔직한 모습이 잘 드러나 시청자들은 그것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 두 프로그램은 리얼리티물의 효과를 충분히 거두고 있다. 이효리의 삶은 일반인과는 거리가 있지만 묘하게도 공감할 수 있다. “내가 손님들의 나이와 같은 스물다섯일 때는 돈도 잘 벌고 잘 나갔지만 외로웠다”고 했을때 왜 이효리가 마음을 닫고 살았는지 완전히 이해되지는 않지만, 적어도 이효리를 통해 어떻게 결혼생활을 하면 좋은지는 알게해준다. 이는 이상순의 재발견으로 이어졌다. 이효리가 왜 이상순과 사는지를 궁금해하는 호사가들을 완벽하게 납득시킬만 했다.

돈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이효리-이상순 부부의 삶은 부러웠다. 둘은 서로 배려하고 인정해준다. 이상순이 이효리에게 “오빠를 하루에 20번만 불러”라고 하자(오빠=이것 좀 해줘?) 이효리는 “자네”, “상순아”라고 부른다. 그러면서 이효리는 “오빠, 사랑해”라고 말한다. 이효리가 보통사람이 살 수 없는 엄청난 면적의 집에 살아도, 결국 행복은 남편과의 소소한 일상에 있음을 보여준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일상의 소박한 행복을 가꿔간다는 점에서 이효리는 충분히 일반인에게도 친밀감이 느껴지게 한다.

‘비긴 어게인’에서 이소라가 가사를 본인이 직접 쓴다는 사실을 유희열이 밝혔지만, 단순히 이소라가 뛰어난 작사가라는 사실뿐만 아니라 노래 부를 때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생각이라는 사실도 알려주었다.

이소라는 잘 모르는 사람들이 까칠하고 까다로운 성격이라고 하지만 섣부른 칭찬을 경계했다. 그것은 음악을 바라보는 그의 치열한 생각에 바탕하고 있음을 알게 해주었다. “노래를 대충 해버리면 나는 아무 것도 아닌 것야”라는 그의 말은 가수의 본질을 가장 잘 설명한 말이다.

‘청혼’에 맞춰 합주연습을 하면서 윤도현에게 “연습 더해야겠다”라고 말했는데, 윤도현이 리액션이 별로 없자, 예민해지는 그의 성격도 관찰예능에서만 드러날 수 있었다.

이소라의 예민함과 풍부한 감수성이 아일랜드 버스킹을 위한 음악작업에서 다른 멤버들과 어떻게 작용하고 관계를 맺을지 궁금하다. 또 치열하게 고민해 나온 그녀의 가창이 외국 사람들에게 어떻게 와닿을지도 궁금하다.

이처럼 ‘효리네 민박’과 ‘비긴 어게인’는 리얼리티 예능을 보는 맛을 더하며 JTBC의 예능 강세를 돕고 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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