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 김소현, 별로 할 일이 없는 여자주인공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MBC ‘군주-가면의 주인’의 여주인공 김소현의 비중이 약하다. 큰 역할이 주어지지 않고 있다.

‘군주’는 멜로가 있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세자(유승호)가 무소불위의 국정 농단 세력인 편수회의 대목(허준호)의 권력을 잠재워 백성을 위한 진정한 군주가 되는 과정이 더 크게 부각되는 사극이다.

세자는 “궁핍한 백성을 잘 살게 하는 부강한 조선을 꿈꾸는 건 나와 대목이나 똑같지만, 대목은 그 과정에서 책임을 지지 않는다. 책임지지 않는 권력은 전쟁보다 더 무섭다”고 했다. 또한 세자는 “나의 선왕께서는 왕이 되기위해 편수회와 손을 잡았지만 나는 편수회를 무너뜨리기 위해 왕이 되려 한다”고 말한다.


‘군주’는 이와 함께 유승호-김소현-엘의 불꽃 튀는 로맨스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의 하나다. 5일 방송에서 가은(김소현)은 세자(유승호)를 연모한다고 했지만 멜로 분위기가 확 살아나지는 않는다.

꼭두각시 왕(엘)이 어릴 때부터 연모했던 가은을 궐에서 만나게 되자 가은이 세자와 맺어지지 못하게 하려고 대비에게 가은을 후궁으로 삼게 해달라고 하기도 했지만 이미 세 사람의 ‘삼각 로맨스’는 김소현-유승호로 기울어진 상태다.

그런데 김소현이 딱히 할 일이 없다. 사건의 중심에 들어와 있지 않다. 가은이라는 캐릭터는 밋밋하다. 연기도 다양하게 풀어내지 못하고 있다. 남은 건 멜로밖에 없는데, 유승호와의 멜로의 긴장감도 풀린 상태다.

처음에는 로미오-줄리엣 구도여서 멜로의 큰 장벽이 존재했지만, 김소현이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자가 유승호가 아니었음을 이미 알아버린 상태다. 이제 둘은 사랑하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군주’가 달달한 로코를 계속 찍는 사극이 아니다보니 김소현이 본의 아니게 갈수록 존재감이 약화되고 있다.

오히려 세자를 향한 사랑에 편수회의 권력 기반인 해독제를 생산하는 진꽃밭을 화끈하게 불태우며 사라진 화군(윤소희)의 헌신적이고 지고지순한 사랑이 더 강하게 와닿는다. 그런 상황에서 여주인공 김소현의 존재감은 어떻게 살려야 할까?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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