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인종 한국계 커뮤니티 현황…하프코리안 닷컴 활발

[특집]미주한인 외연이 넓어진다(3)…다인종한국계 교류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halfkorean정모
하프코리안닷컴 20주년을 맞아 지난 7월 16일 LA제이제이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정기 모임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재미 한인 200만명 가운데 20% 가량인 40여만명이 복합인종(Multi-racial) 또는 다인종 한국계로 추산되고 있지만 그 작지 않은 규모에 비해 그들 간의 교류와 커뮤니티는 걸음마 단계이다. 한인이민사를 연구하는 학자들 가운데 극히 일부가 한국인 혈통이 절반(½)이건, 쿼터(¼)이건, ⅛이건 상관없이 한국계로 간주되는 다인종 재미 한인에 관해 관심을 갖고 있지만 초보적인 기초자료 수집 과정에 있을 뿐이라는 것이 이민사회 한인단체 관계자들의 한목소리다. 무엇보다 한국 정부 차원에서 갈 수록 늘어나는 다인종 한국계 미국인을 동포의 범주에 포함,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그런 가운데 다인종 한국계를 규합하려는 민간 차원의 움직임이 미세하나마 꿈틀대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주한미군이었던 백인 아버지와 한국인 모친을 둔 데이빗 리 샌더스씨가 1997년 4월에 만들어 올해로 20년째 운영하고 있는 하프코리안닷컴(HALFKOREAN.COM)은 가장 대표적인 다인종 한국계 미국인의 온라인 커뮤니티로 꼽힌다.

한국 혈통의 성분 비율을 따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믹스드 코리안(Mixedkorean)이라는 도메인도 함께 사용하고 있는 하프코리안 닷컴은 개인블로그로 출발해 20년 새 1천여명의 혼혈 또는 다인종 한국계를 발굴해낼 만큼 번듯한 온라인 커뮤니티로 발전했다.

하프코리안닷컴은 특히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주류사회 각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성공한 스포츠스타와 엔터테이너 등을 집중적으로 인터뷰해 웹사이트를 통해 소개하는 방식으로 미국 전역에 흩어져 있는 다인종 한국계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온라인 상에서 한국계 미국인들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공유하면서 지난 2009년부터는 해마다 한차례씩 로스앤젤레스에서 정기모임을 가지며 오프라인에서 네트워킹 행사를 8년째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 7월 16일에는 LA 코리아타운 제이제이 그랜드호텔에서 창립 20주년을 기념하는 연례 모임을 가졌다. 60여명이 모인 이 자리에는 미네소타, 애리조나 등 타지역에서 비행기를 타고 찾아온 다인종 한국계들도 있을 만큼 한국 혈통을 가진 미국인들의 열정이 만만치 않았다.

데이빗 리 샌더스씨와 함께 정례모임을 조직하는 일을 맡은 체코계 한국인 프랭키 레고스키씨는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많은 혼혈 한국계들이 잘 모르고 있어 하프코리안닷컴의 정기모임에서 만나 파티를 즐기며 얘기를 나누면서 그런 점들을 서로 공유하고 알아가는 일이 매우 재미 있고 보람있다”라고 말했다.

하프코리안닷컴은 최근 타투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많은 다인종 한국계 젊은이들이 한국지도나 무궁화, 태극기 등을 문신으로 새기며 정체성을 확인하고 자랑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하프코리안닷컴 사이트에는 현재 100명이 넘는 다인종 한국계 미국인들의 스토리가 쌓여 있어 관련 학술 연구의 자료로도 활용가치가 높다.

하프코리안닷컴 외에도 이민 1.5세 이형직씨가 2010년에 개설한 코리안아메리칸스토리(koreanamerican.org)와 한국전쟁과 관련된 전쟁고아나 입양인의 이야기를 발굴하는 코리안워베이비(koreanwarbaby.blogspot.com)도 다인종 한국계들에 관한 데이타와 스토리를 모아놓고 있다. 황유나 기자

*본 기획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재외동포 언론사 기획취재지원 사업에 따라 이뤄졌습니다.

문신프로젝트
하프코리안닷컴이 최근 타투 프로젝트를 펼치며 다인종 한국계들에게 문신으로 정체성을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halfkore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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