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 라스베가스 카지노에서 공연하는 가수 셀린 디옹의 공연을 거금을 주고 관람했다 .미국독립기념일 연휴에는 서부해안 몬트레이에서 네바다주 리노와 비숍을 거쳐 한바퀴 돌았다. LA에서 두시간 거리를 달려 페창가 카지노에서 한국의 인기가수 알리와 신용재의 공연도 구경했다.
자신을 억누르고 남 모르게 이때껏 힘들게 이민 생활을 살아왔는데 이젠 행복을 추구하며 삶의 가치를 누릴 수 있는 대로 즐기자는 자신감과 그만한 능력도 있다는 생각에 오늘도 나만의 시간을 갖자며 지난 주말에는 도로가 밀리고 밀리는 10번 프리웨이를 달려 2시간 50여분이나 걸려서 인디오까지 갔다. 이번에도 한국에서 온 컨추리꼬꼬와 룰라의 콘서트를 구경하기 위해서였다. 사막에 줄지어 서 있는 풍력 발전기 행렬을 지나 판타지 스프링스 리조트 카지노에 도착하니 주차건물을 돌고 돌아도 파킹할 공간이 없다. 야외 외진 곳에 겨우 주차하고 공연이 시작된 뒤에야 극장안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 머나먼 사막 동네까지 그 많은 한인들이 꽉 들어찰 줄은 상상도 못했다. 공연장에서는 관객들이 야광봉을 흔들며 환호성을 질러대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 신효범 김조한 주현미 심수봉 등의 공연을 볼 때는 느끼지 못했던 들뜬 분위기였다. 요즘 TV예능프로그램에서 잘 나간다는 이상민이 재밌게 사회를 보며 신바람나게 무대를 휘저었다. 놀랍기는 어린 손자와 아들 며느리를 데리고 온 노부부 가족이었다. 아들 내외는 어린 아들을 안고 흔들고 춤을 춘다. 나 자신 저렇게 가족과 함께 보내지 못한 시간들이 크게 후회되는 순간이었다..
몇몇 미시 또래 여인네들이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아주 현란하게 엉덩이를 흔드는 것을 볼 때 라스베가스 셀린 디옹 공연 당시의 극장 분위기와 너무 비교된다. 집에서 살림하는 스트레스를 공연장에서 모조리 풀어버리는 듯했다. 그들도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고리타분하고 지루한 삶이 아니라 한순간이라도 행복하고 싶은 것이 아니겠는가.
욜로(YOLO)라는 신조어를 배웠다. 영어로 ‘인생 한번인데 까짓’이라는 뉴앙스를 가진 ‘You Only Live Once’의 머릿글자를 합성한 말이다. 한번 뿐인 인생 즐기며 살자는 행태를 가진 사람들을 욜로족이라고 한다나? 능력 없는 욜로 인생은 자칫 백수 건달 밖에 더 될까. 자신의 삶에 변명하지 말고 재미없고 힘들지만 정직하게 살면 되지 않겠는가.
때로는 무심코 흘린 눈물이 마음에서 마음을 구원한다. 나의 길고 긴 ‘돌싱(돌아온 싱글)’ 생활에 끝없이 도전하자. 돈, 친구,사랑까지도. 남의 의지에 내 인생을 맡겨 결정짓게 하지말자. 나에게는 전공으로 배우고 익힌 40년 경력의 기술과 약 한번 제대로 먹지 않은 튼튼하고 건강한 몸이 있지 않은가.
이미 끝나버린 ‘욜로족’같은 인생은 후회하고 싶지 않다. 오히려 하고 싶었던 일을 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편이 더 낫다. 언제나 내일보다 오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칠순이 넘어서까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걱정하기 보다 앞으로 닥쳐올 일을 잘 해결해야 한다고 결심해본다. 이젠 물질적 소유가 아닌 정서적 체험을 위해 점점 늙어가는 내 나이에 비해 동안인 내 얼굴에 잡티나 검버섯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며 거울을 들여다본다.
40대까지는 어줍잖게 흘러갔고 50,60대에는 죽자 살자 기를 썼다. 지금 존재하는 70대는 진정으로 살 수 있는 시간이다. 지금 이 순간을 놓친다면 결국 내 삶과의 약속을 어기는 것이다. 덜 벌고,덜 쓰고, 잘 놀자. 욜로는 아무나 하는 줄 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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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태/시인·핸디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