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토일렛’ 제작사 측은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토일렛’은 강남역 여자 화장실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했다”라며 “여자들에게 모욕을 당한 한 남자가 일행과 함께 복수를 시도하면서 벌어지는 범죄 심리 스릴러”라고 영화를 소개했다.
영화는 한 남성이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접근했다가 거부당하자 일행과 함께 여자화장실에 들어가 여성들을 성폭행하려다 살해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날 공개된 영화 포스터에는 ‘모든 것은 우발적이고 즉흥적인 분노 때문이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영화 개봉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상에서는 강남역 여성 살인사건이 영화화 된 데 대한 비판과 함께, 포스터 상의 ‘우발적이고 즉흥적인’이라는 표현을 두고 감독이 사건에 대한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며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살인범이 사건 당시 화장실 안에서 1시간 가량을 기다리며 범행을 준비했다는 점에서 적절치 않다는 주장이다.
누리꾼들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아직 애도가 끝나지도 않은 시점에 여성의 무고한 죽음이 콘텐츠가 될수 있다니, 이것에 누군가에겐 고작 스릴러의 소재라니 믿을 수 없다”, “우발적이고 즉흥적인 분노? 1시간을 기다려서 여자인지 확인하고 죽였는데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해 대네” , “이렇게 또 영화가 가해자의 시선으로, 남성의 시선으로 재구성됐다, 역겹다”, “제작사는 한번이라도 유족의 마음을 헤아려봤나, 이렇게라도 돈을 벌어야 하나”라는 등의 글을 올리며 공분하고 있다.
트위터에서는 영화를 비판하며 개봉을 반대하는 글 수천건이 ‘#토일렛_상영_반대’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올라오고 있다.
논란이 되자 해당 영화를 제작한 이상훈 감독은 “강남역 사건과 전혀 무관하고 가해자를 두둔하는 영화가 아니다. 그런 범죄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자 만든 영화다”라며 “완벽한 범죄는 없고 범죄자는 결국 그 벌을 받는다는 것이 영화의 메시지이자 주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이 감독은 “‘강남역 살인사건’, ‘층간 소음 살인사건’ 등 상식을 벗어난 즉흥적인 범죄들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이번 작품을 만들게 됐다”고 기획 의도를 밝힌 바 있다.
강남역 여성 살인사건은 지난해 5월 17일 강남역 인근 노래방 공용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이 일면식도 없는 남성에게 살해당한 사건이다. 당시 ‘여성혐오’ 범죄(여성이란 이유로 남성에게 살해당하는 경우)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사회적으로 거센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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