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세대와 안부 정도의 대화는 쉬워도, 수다형 대화를 계속 나누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어느 정도 부담을 느끼게 된다. 특히 연애나 재무 관련 이야기를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신동엽은 어머니에게 그런 이야기를 쉽게 해도 괜찮은 캐릭터다.
신동엽은 약간 개구진 느낌이 있어 그런 이야기를 따지듯 하지 않아 어머니와 시청자들도 별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신동엽은 간혹 19금 토크도 슬쩍 꺼내기도 한다.
어머니들은 방송전문가들이 아니어서 초기에는 신동엽과 서장훈이 무슨 말을 하면 “네, 아니요”식의 단답형 대화로 마무리됐다. 이런 대화를 계속 하다보니 어머니들도 그 호흡을 알아차리게 되면서, 이제는 ‘선수’처럼은 아니어도 대화가 제법 길게 이어진다. ‘원투’에서 ‘원투스리포’까지는 간다는 것이다.
사실 신동엽은 스튜디오내에서 어머니들과의 토크에 상당히 공을 드리고 있다. 어머니들의 편안한 녹화, 편안한 모습을 담기위해 신경을 쓰고 있다.
‘미우새‘ 곽승영 PD는 “신동엽 씨가 처음부터 어머니들에서 승부하겠다고 했다. 이것만 잘하면 오래가겠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속성을 정확히 읽고 자기 역할을 집어낸 것 같다”면서 “그래도 신동엽 씨가 원래 하던대로 할 줄 알았다. 기대 이상이었다. 내가 봐도 놀랐다. 완급조절을 너무 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동엽은 스튜디오에서 늘 어머니들을 관찰한다. 어머니 표정이 조금만 이상해도 그걸 캐치해 대화로 끌어낸다. 어머니가 한 박자 늦으면 한번 쉬었다 들어가 자연스러움을 유지한다.
곽 PD는 “사실 어머니들의 토크 호흡과 MC진들의 호흡이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런 것은 편집으로 커버하는데, ‘미우새’ 스튜디오는 녹화 호흡을 그대로 살려도 될 정도다”고 말했다.
신동엽은 1995년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어머니에 대해 이야기하는 데 목마름이 있다고 한다. 그걸 ‘미우새‘에서 풀고 있다. 신동엽 개인으로서도 그런 점에서 의미 부여를 하고 있다. 한 제작진은 “신동엽 씨가 엄마라고 부르지는 않지만, 어머니들에게 정말로 살갑게 대하고 있다”고 귀띔해줬다.
여기에 공동진행자인 서장훈이 김건모 모친인 이선미 여사와 주고받는 대화도 한몫한다. 서장훈의 경계를 잘 타는 멘트가 밉지 않고 오히려 재밌다. “조금만 더 하다가는 맞는다”는 느낌을 줄 수 있는 건 역시 서장훈의 차별점이다.
이처럼 신동엽, 서장훈과 어머니들간의 케미, 그것으로 더욱 부각되는 ‘모성’(母性)이 때로는 아들들의 ‘노잼’을 구출할 정도로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지상파 예능이 20%에 육박할 정도로 높은 시청률의 큰 지분이랄 수 있다.
/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