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훈의 토크와 센스, 예능에서 장수할만하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 기자]서장훈의 예능에서의 성공은 기대 이상이다. 많은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방송인중에는 ‘핫’한 순간이 지나가면 기세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서장훈은 그럴 우려가 별로 없는 것 같다.

토크의 내공과 센스가 대단하기 때문이다. 그는 프로그램마다 성격과 취지를 파악하고 시청자를 대리해 자신의 역할을 파악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서장훈은 예상보다 훨씬 잘한다는 게 예능 PD와 작가들의 얘기다. ‘아는 형님’의 황선영 작가는 월간 방송작가 10월호와 가진 인터뷰에서 서장훈을 이렇게 표현했다.


“서장훈을 처음 봤는데, 정말 스마트하고 말도 잘했다. 운동선수가 공부 못한다는 이미지가 싫어서 공부도 정말 열심히 했다고 했다. 그래서 가장 관심이 있는 게 ‘역사퀴즈’라고. 녹화를 시작했지만 문제는 이 분의 엄청난 승부욕이었다. 이기고 지는 게 관건이 아닌데, ‘내가 먼저 손들었는데, 왜 저 사람을 시키냐’고 항의하니까 당혹스러워졌다. 문제를 맞힌다고 상금이 있는 것도 아니고, 국가대표 뽑을 것도 아닌데, 정말 고민됐다. 그런데 녹화가 몇차례 진행되면서 그 자신이 저절로 뭐가 중요한지 알아가더라. 지금은 서장훈 씨가 당하는 미덕을 너무 잘 안다. 이렇게 단시일에 알아갈 수가 없는데, 정말 스마트한 거다.”

농구선수출신인 서장훈이 ‘아는 형님’ 알아맞히기 퀴즈에서 승욕이 대단하며, 잘 맞힌다. 여전히 지미집에 와서 세리머니를 하는 횟수가 많다.

서혜진 ‘동상이몽2‘ PD도 ”서장훈 씨는 시크한 부분이 있다.김구라 씨와 함께 냉정하게 말하는 데, 그게 포인트다“면서 ”게스트로 온 분들은 VCR을 보고 좋다면서 칭찬하는데, 그런 의견과 표현과 달리 냉정하고, 다른 면을 본다“고 말했다. 서장훈과 김구라 어머니가 경계를 넘을듯 말듯한 토크로 재미를 주는 것도 그런 스타일 때문이다.

문화평론가 정덕현은 “요즘 예능은 혼자 원맨쇼를 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서장훈도 남이 하는 걸 보면서 멘트를 던져 그 속에 잘 묻어있는 것 같다. 김구라 등과의 케미도 잘 살린다”고 평했다.

여운혁 미스틱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는 서장훈의 특징을 “의외의 순발력과 의외의 집요함, 그리고 빠른 태세 전환”으로 요약한 바 있다.

서장훈은 예능 트렌드를 따라 가는 스타일이 아니다. 하지만 서장훈이 들어오면 가끔 한방씩 쳐줘 조금 더 풍성해진다. 이는 서장훈이 예능에서 큰 기복 없이 장수할 수 있는 비결이 될 전망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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