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소력 짙은 목소리에 성량도 풍부
70~90년대 복고풍 노래도 잘 소화
대표곡 ‘낯선 하루’ 에 감성 녹여내
“ ‘여자 박효신’ 소리 듣는게 내 꿈”
실력파 신흥 발라드 여가수가 나타났다.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 등에서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던 가수 이하린(23)이다.
이하린은 ‘흔들린 우정’의 가수 홍경민이 직접 작사, 작곡한 발라드 ‘낯선 하루’를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감성으로 노래한다. 노래를 소화해내는 감성과 색채가 마음에 들어 홍경민이 데뷔를 제안하고 데뷔 앨범 프로듀싱까지 맡았다.
이하린은 뛰어난 가창력과 풍부한 성량 등을 갖추고 있고 노래를 끌고가는 테크닉도 성숙하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
가요계 혜성처럼 나타나 발라드계를 평정하고 있는 당찬 여대생 가수 이하린. 그녀는 ‘여자 박효신’ 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이길동 기자/gdlee@heraldcorp.com |
‘낯선 하루’는 감성적인 가사와 피아노 선율이 들어간 미디엄 팝 넘버 발라드다. 가사는 사랑하는 남자에게 이별을 통보받은 다음 날 사랑하는 사람을 잊는 이별에 대한 정해진 방법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있다. ‘헤어진 지 1일’의 아픈 심정을 누구보다 잘 그려냈다. 이하린은 헤어지고 뭘해야 될지 몰라 침대에만 누워 있는, 그런 찌질함을 연상하며 노래를 불렀다고 했다.
“남자친구에게 갑작스럽게 이별 통보를 받았어요. 준비라도 해두면 좋았을텐데, 누구라도 말해주면 좋을텐데, 이런 감성이에요. 이럴 때는 친구도 위안이 안되죠. 그래서 ‘너한테 직접 묻고싶어…바보처럼 헤매지 않게 미리 알아들을 수 있도록 말해줘’라고 말해요.”
이하린은 아직 젊은 나이지만, 끼를 갖추고 있고 차근차근 실력을 다져왔다. 94년 2월 인천에서 태어난 이하린은 음반을 낸 적이 있는 언론인 아버지와 중요무형문화재 57호인 고(故) 안비취의 제자로 경기 12잡가 이수자인 어머니에 의해 연기와 노래하는 걸 자연스럽게 터득했다.
“어렸을 때 아버지를 따라 언니와 방송국에도 가봤고 MBC 재연프로그램에도 출연했어요. 어릴 때 브리트니 스피어시의 ‘톡식(Toxic)’과 ‘럭키(Lucky)를 부르길 좋하했고, 요즘도 아리아네 그란데의 ‘저스트 어 리틀 비트 오브 유어 하트’(Just A Little Bit Of Your Heart)를 즐겨 불러요.”
좀 더 자라면서 가수가 되고싶은 생각을 굳힌 이하린은 아이유가 있는 로엔엔터테인멘트와 SM 아카데미에서 연습생 생활을 했다. 하지만 힘든 시기도 거쳤다.
“16살에 연습생 생활을 시작해 한 2년 지나니 심적으로 힘들었어요. 영화관에 가서 파묻혀 지내던 시절도 있었어요. 영화관속에서는 온전한 자유를 누리잖아요. ‘왜 재미가 없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그런데 힘들 때에는 나도 모르게 노래를 부르고 있었어요.”
이하린은 그런 상황에서 2015년 박효신이 나온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보고 난후 잔향이 오래갔다. 그속에서 나온 넘버들이 귓가에 계속 남아있었다.
“오페라의 유령을 보고 팬텀은 순수한 사람이구나, 내가 크리스틴을 표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노래와 뮤지컬을 병행하기로 했어요.”
이하린의 슬럼프는 뮤지컬로 극복됐다. 어린이 뮤지컬 등에 출연하기 시작했다. 백설공주, 줄리엣 등의 역할을 해봤다. 부평구문화재단이 만든 음악 창작극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은 인천의 70~80년대가 시대적 배경이라, 인천 출신인 이하린이 매력을 느낄만 했다.
동덕여대 방송연예과에 재학중인 이하린은 트렌디한 감성도 있지만 70~90년대 복고 감성도 잘 소화해낸다. 아이유가 부른 ‘밤편지‘와 같은 아련한 감성에 특히 잘 어울린다.
“80~90년대 한국 가요, 올드팝을 많이 듣고 자랐어요. 요즘 노래도 좋아하지만 그윽한 감성을 표현하는 일이 재미있어요. 노래를 부를 때도 감정 전달을 가장 중요시해요. ‘여자 박효신’ 이 나타났다는 소리를 듣는 게 꿈이에요.”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