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그의 이야기를 지난 18일과 19일 오전 방송된 KBS1 교양 프로그램 ‘인간극장’에서 다뤘다.
[사진= KBS1 ‘인간극장’ 영상 캡처] |
‘신부님, 산타 신부님’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야기에서 김 신부가 가장 설레 하는 시간이 공개됐다. 바로 오후 4시가 되면 문을 열고 “사랑합니다, 맛있게 드세요”라며 급식자들을 가장 먼저 맞는 시간, 그 시간에 그는 따스함과 끼니를 위해 찾아온 이들에게 나눠줄 수 있음에 감사한다. 이 같은 환대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임을 알기에 그의 손님맞이법은 두 손을 모으고 공손히 허리 숙이는 것. 또 일일이 식사를 챙기기도 한다. 그의 낮게 임하는 모습에 반해 하루 500여명이 멀리서 혹은 가까이서 ‘안나의 집’을 찾고 있다.
[사진= KBS1 ‘인간극장’ 영상 캡처] |
최근엔 거동이 불편하거나 나이 든 분들이 부쩍 늘었다. 특히 대부분 의지할 곳이 없거나 노숙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 하루 한 끼를 먹을 수도 있기 때문에 돌아가는 사람들의 손에 빵을 들려 보낸다. 1주일에 1번씩은 후원받은 옷도 나눠준다.
또 올 초 김 신부는 노숙인 3명에게 조촐하게나마 환갑잔치를 해주기도 했다.
물론 ‘안나의 집’에서는 술과 담배는 금지식품이다. 가끔 술에 취한 노숙인 사이에 싸움이 나면 중재도 해야 하지만 예순이 넘은 나이에도 김 신부는 활기 있게 봉사한다. 그런 김 신부의 모습에 주변 사람들도 그의 팬이 됐다.
그렇다면 김 신부가 남의 나라에서 이처럼 헌신적으로 봉사하게 된 계기가 무얼까?
그는 1990년 김대건 신부의 삶에 반해 한국에 오게 됐으며,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아 가난한 아이들과 독거노인들을 위해 봉사하던 1998년, IMF로 인해 급격하게 증가한 노숙인들을 위해 우리나라 최초의 실내 무료급식소인 ‘안나의 집’을 만들게 됐다. 이후 꾸준히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김 신부는 2년 전, 한국으로 귀화했다. 1987년 이탈리아에서 사제 서품을 받은 빈첸시오 보르도 신부는 그렇게 ‘하느님의 종’이라는 뜻의 ‘김하종’으로 한국사람이 됐다.
현재 그는 ‘안나의 집’에서 끼니를 때우던 노숙인에서 든든한 조력자가 된 요한 씨, 미혼부인 재우 아빠, 노숙인 미혼모 미자 씨, 그리고 타이어가게 직원 성훈 씨, 새로 들어온 임씨 등과 함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봉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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