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톡톡] ‘인보사’ 기술수출 계약 해지…이웅렬 회장 꿈 물거품되나

-일본 미츠비시타나베, 기술수출 계약 해지 통보
-티슈진의 미국 임상에 대한 설명 부족 이유로
-“신약에 대한 섣부른 기대는 금물” 재확인 사례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국산 신약 29호이자 국내 개발 첫 유전자치료제로 관심을 받았던 코오롱생명과학의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가 기술 수출 계약 해지라는 난관에 부딪쳤다. 특히 이웅렬 코오롱생명과학 회장이 19년간 정성을 들여 개발해 낸 첫 유전자치료제였기에 코오롱의 기대감이 높았지만 결국 실패작으로 남을 수도 있게 됐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일본 미츠비시타나베 제약이 무릎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 취소 및 계약금 25억엔(약 240억원) 반환요청을 했다고 20일 밝혔다.


두 회사는 지난 해 11월 계약금 25억엔에 일본 내 임상개발, 허가, 상업화에 따른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 432억엔 등을 추가로 받을 수 있는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규모는 5000억원에 이른다.

코오롱에 따르면 미츠비시타나베측의 기술수출 계약 해지 이유는 임상시험 절차에 대한 문제제기라고 전했다. 미츠비시타나베측은 지난 해 11월 계약체결 당시 인보사의 원개발사인 티슈진이 미국 3상을 위한 임상시료 생산처의 변경을 고려하고 있었다는 점을 설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미국 임상에서 FDA로부터 받은 임상3상 시료에 대한 사용승인을 받은 후 임상을 개시해야 한다는 내용의 문서(Clinical Hold Letter)를 전달하지 않았다는 이유도 덧붙였다.

하지만 코오롱측은 계약 당시 티슈진이 기존 생산처인 ‘우시’에서 임상시료를 생산할 계획이었지만 이 후 생산처를 글로벌 세포치료제 CMO인 ‘론자’로 변경했으며 이런 과정을 미츠비시타나베측과 충분히 공유했다고 밝혔다.

코오롱 관계자는 “계약 체결 전 이 같은 내용을 포함, 임상 진행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왔으며 미츠비시타나베측 주장은 계약 취소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양사의 라이센스 계약에 따라 40 영업일 동안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한상사중재원에 취소 사유여부에 대한 판단을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파트너사의 기술수출 계약 해지 통보만으로 인보사가 입을 타격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 이 소식이 알려진 뒤 20일 오전 코오롱생명과학은 전 거래일보다 20.5%나 떨어진 11만8800원에 거래 중이다. 인보사 개발사 티슈진도 13.6% 떨어진 4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더구나 인보사는 이웅렬 회장의 인생작이라 할 만큼 이 회장의 노력이 담긴 제품이다. 이 회장이 인보사 개발을 위해 투자한 시간은 19년이라고 알려져 있을 만큼 이 회장이 인보사에 가지는 애정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번 기술수출 계약 해지로 이 회장의 유전자 치료제를 통한 관절염 정복의 꿈은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6년 한미약품 기술수출 계약 해지 때와 마찬가지로 코오롱생명과학이 입게 될 상처는 적지 않아 보인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신약에 대한 섣부른 기대는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이라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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