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리지 않은 사람과 “여보”가 아닌 당신과 나, 둘만의 꿈처럼 설렘을 찾아 떠나고 싶은 마음. 낯선 이국의 바다에서 손을 마주잡고 입에 넣어주는 진미를 나누며 새로운 영혼을 불어넣고 싶다. 집안 일, 잡다한 일, 인간관계, 인간사회에서 탈출하고픈, 지금은 힘들지만 앞으로 만날 너른 세상, 이불 속에서 꿈꾸어보는 것이 아닌 새로움으로. 배 부르고 등 따뜻하니까 오만가지 포시러운 소리를 하고 생각을 하는 가보다.
젊은 인기 아이돌그룹 샤이니의 종현이라는 멤버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한다. 우울증? 물론 낭떠러지 같은 혼자만의 망막함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이 왜 없을까마는 그야말로 죽을 용기로 무엇을 못할까 싶다. 난 절대 아니다. 막말로 죽고 싶으면 나 하나의 죽음으로 한닢같은 시간에 매달려 살기 위해 병실에 갇혀있는 환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내 장기로 새 생명 살릴 수 있는 희생의 용기마저 없는 지 묻고 싶다.
양로병원에 가보라. 똥을 뭉개어도 살아 있는 순간이 좋다고 기를 쓰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를! 작년 통계를 보니 한국은 10만명당 자살률이 28.7명이라 한다. 자살 원인은 스트레스에 따른 우울증이라니.
한국에선 적잖은 유명 연예인들이 자살로 생을 달리했다.그저 허무하게 책임감 없이 힘들다, 죽고 싶다하여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다른 방도는 없는지? 나 같으면 살기 위해서는 발가벗고 십리길도 뛸 용의가 있다.
오래전 무박산행으로 한밤중에 태백산을 올랐다. 처음 산행이라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어도 너무 깜깜한 산중에 일행을 놓치면 어쩌나 싶은 걱정과 더 오르자니 힘이 부쳐 죽을 것같았다. 그래 내가 이걸 못이겨내면 30대 내 인생이 장차 어떻게 자식과 가족을 위한 삶을 개척하나 하는 맘으로 죽기로 기어올랐다. 태백의 기상관측소 꼭대기에서 동해의 아침 일출을 바라보는 기쁨을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어려운 일이 닥칠 때마다 ‘죽기 아니면 까무치기지,뭐’하는 마음이 지금도 입버릇처럼 돼 긍정적으로 살고 있다.
한닢같은 시간이여
설마했던 오늘이
허무하게 헛되이
무너지는 아쉬움이여
그토록 그리던 내일이여
길바닥에 떨어진 일전짜리 동전처럼
지나치기에
발에 걸린 생각이여
한닢에 무거울 수도
가벼울 수 도 있음이여
어제의 죽은 이가
그토록 부르짖던
살고 싶어했던
한닢같은 시간이여
- 자작시 <한닢 같은 시간이여>
혼밥, 혼술, 홀로 여행. 홀로 음악듣기. 영화. 콘서트를 혼자서 봐도 흔들리고 넘어지는 것도 나 자신 홀로 서야 한다는 것도 내 스스로 인 것을 알아야 한다. 웃을 수 있는 것에 감사하고 행복하게 여기며 모자이크같은 삶에도 감사해야 한다고 여긴다. 인간은 때로는 너무나 우울한 심정으로 내가 태어난 자궁으로 역류하고픈 그러다 다시 뱉어내는 그리스의 신 크로노스가 되어 태어나는 내가 되고 싶기도 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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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태/시인·핸디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