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tvN은 “ ‘화유기’ 제작·방송 안정화를 위해 오는 31일 방송 예정이던 4회를 다음 주로 한주 연기하기로 했다”며 “이에 따라 30일 오후 9시에 3회를 방송하고, 4회는 내년 1월 6일 오후 9시에 방송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날(24일) tvN은 ‘화유기’ 2회를 방송하면서 두 차례(오후 9시40분과 10시20분께)에 거쳐 10∼15분씩 다른 프로그램 예고편을 내보내다 10시 41분 돌연 방송을 중단해 시청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역대 최악의 방송사고를 낸 tvN은 “2회의 컴퓨터 그래픽(CG) 작업 지연으로 인해 미완성 장면 노출과 장시간 예고로 시청에 불편을 드렸다”며 “제작진, tvN 채널, 그리고 후반 작업을 담당하는 관계자들 모두 책임을 통감한다. 재발 방지책을 마련 중”이라고 궁색한 변명을 내놔 공분을 샀다.
엉성한 CG작업과 방송중단 등 대형 사고를 친 tvN ‘화유기’가 오는 31일 하루 결방하기로 결정했다. 사진 ‘화유기’화면 캡처. |
현재 제작 상황에 대해서는 “지난 10월 초 첫 촬영을 시작해 현재 6회 분량을 촬영 중에 있다”고 전하며 “CG작업은 촬영과 편집이 완료된 분량을 최대한 빨리 전달해 작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화유기’가 다른 작품보다 CG 분량이 많아, 2회 후반부 완성본이 예정된 시간보다 지연되면서 이번 사고로 이어졌다”고 고백했다.
tvN은 전날 제대로 방송하지 못한 ‘화유기’ 2회를 오늘(25일) 재편성, 오후 6시 10분부터 중간광고 없이 방송했다.
방송 전 tvN은 “끝까지 기다려주셨음에도 계속되는 지연으로 시청자 여러분의 소중한 시간을 방해했다. 변명의 여지없이 이번 사고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 드린다”며 “크리스마스 이브에 소중한 사람들과 ‘화유기’를 시청하며 즐거움을 나누려했던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사과 드린다”는 사과문을 내보냈다.
이에 대해 이번 사고는 SBS 드라마 제작진이 자초한 일이라는 지적이다. 준비가 덜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방송을 강행하려다 이번 사태와 같은 어이없는 참사를 빚었다는 것.
사실 SBS는 시청률과 화제성에 의존, 무리한 편집으로 작품에 흠집을 낸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앞서 2011년 ‘시크릿 가든’과 ‘싸인’, 2015년 ‘펀치’는 그나마 방송 마지막 회차에서 사고를 냈다.
‘시크릿가든’은 스태프의 음성이 삽입된 콘서트 장면을, ‘싸인’은 화면조정용 컬러바에 음향과 음악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펀치’는 화면이 정지되고 소리가 튀는 장면이 3차례나 연출되면서 누리꾼들의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이제 막 방송을 시작한 ‘화유기’는 2회차 만에 무려 2차례 다른 프로그램으로 ‘땜빵’ 하는 대형 방송의 사고를 냈다. 이마저도 모자라, 안내자막 하나없이 일방적으로 방송을 종료하는 무례함마저 범해, 시청자들을 상대로 ‘지상파 방송국의 갑질’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드라마를 쪽대본으로 찍어대는 한국 드라마 시스템이 일반적이라고는 하지만 설정상 CG가 많이 필요한 ‘화유기’마저 ‘생방송’으로 찍어 내려는 SBS제작진에 경외감(?)마저 드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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