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북극 찬공기의 남하로 올 겨울 기습적인 한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서울 서초구(구청장 조은희)의 이색 온기텐트인 ‘서리풀 이글루’가 인기를 끌고 있다.
서초구는 지난해 12월20일부터 현재까지 16만 여명의 주민이 서리풀 이글루를 이용했다고 10일 밝혔다. ‘서리풀 이글루’는 서초의 지명 유래인 ‘서리풀’과 북극의 에스키모(이누이트)의 따뜻한 보금자리가 되어준 ‘이글루’에서 착안한 이름으로 ‘추위를 피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장소’라는 의미를 담았다.
AT센터 버스정류장 서리풀 이글루 |
지난해 12월 20일 시범운영을 시작해 버스정류장과 횡단보도 앞 보도 등 32개소에 마련한 ‘서리풀 이글루’는 사각형 주택모양(가로1.6m, 세로3.5m, 높이2.8m)으로 성인 12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규모다. 구는 지역 내 2개소의 시범운영을 통해 다른 자치구의 온기텐트 장ㆍ단점을 분석, 보완해 방한성, 안전성, 도시미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주민이 원하는 장소를 신청받아 설치했다.
방한효과를 높이기 위해 비닐 커튼형 출입문 대신 미닫이문을 설치하는 한편, 벽면은 투명비닐로 제작해 버스 운전기사가 기다리는 주민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주민들도 버스가 도착하거나 교통신호가 바뀌는 것을 안에서 기다리며 알 수 있다.
이와 함께 ‘ㅅ’자 모양의 지붕은 내구성이 강한 렉산 소재로 만들어 폭설에도 안전하게 설계했다. 기둥은 강풍에도 흔들림이 없도록 철골로 세우고 철제나사로 지면에 단단히 고정해 안전성을 높였다. 도시미관을 고려한 디자인 요소로 투명 비닐벽면에는 펭귄, 눈꽃 모양의 그림을 그렸고, 지붕 상단에는 ‘서리풀 이글루’와 ‘서초’라는 푯말도 설치했다. 특히 조립식으로 내년 겨울에도 재활용이 가능하다.
구는 직접 현장에 나가 내ㆍ외부의 온도를 측정하며 미닫이문 설치 등 디자인을 보완했다. 서리풀 이글루 안은 바깥 온도 보다 2~4도 가량 높다.
조은희 구청장은 “올 여름 폭염으로부터 주민을 지켜준 ‘서리풀 원두막’처럼 ‘서리풀 이글루’가 한겨울 추위로부터 주민을 보호해주는 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주민의 반응이 좋은 만큼 1월 중순까지 20개소를 추가 설치해 총 52개소의 ‘서리풀 이글루’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