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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초부터 한인 의류업계에 또다른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텍사스 지역을 중심으로 미 전역 80여개 매장을 운영중인 한인 소유 여성복 소매체인 아가씨(A’GACI)가 8일자로 연방 파산법원 텍사스주 웨스턴 지원에 파산보호신청서를 제출했다.
아가씨는 40년 넘게 한인 데이빗, 존 원 형제가 운영해 온 의류체인으로 현재 텍사스를 중심으로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뉴욕, 일리노이, 뉴멕시코, 테네시 등의 지역에 매장이 운영중이며 캘리포니아는 지난 2014년 진출한 바 있다.
설립 초 부터 LA지역 한인 의류 도매 업체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 온 이 업체는 의류 도매상권에 별도의 바잉 오피스를 운영 중이다. 관련 파산보호 서류를 보면 생각 보다 의류 납품 업체들의 피해액이 많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상위 20개 업체 미수금 총액은 980만 달러 가량으로 이중 LA지역 한인 업체 규모는 107만 달러 가량이다. 최근 몇년사이 파산보호를 신청한 업체의 피해액 중 대부분이 한인 의류업체였던 것과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인다.
세부적으로 보면 금융기관은 뱅크오브아메리카가 426만 달러로 전체 절반 가까운 규모를 보였고 크레딧카드 업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165만 달러로 두번째였다.
한인 업체중에는 A사가 42만 달러로 가장 많았고 L사 29만 달러, T사 14만 달러, P사 12만 달러, C사 10만 달러로 다섯곳에 불과했다.금융기관에 따르면 아가씨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납품한 대금에 대한 외상 채권을 담보로 결제 금액을 선지불해 주는 팩토링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이뤄 진 것으로 알려진다.또한 하반기 들어서는 팩토링 서비스가 불가능해져 회사 법인 카드로 제품을 구매 할 정도로 거래 관계는 나름 투명 했다고 업계는 전했다.
전체 미수금 2위가 크레딧카드 회사 였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가씨의 이번 파산보호 신청은 전반적인 의류 소매 체인들의 부진과 과도한 대형 쇼핑몰 내 렌트비에 따른 경영난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8월 12년만에 가장 큰 허리케인 하비가 텍사스주를 덥치면서 영업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이 지역 상권이 크게 위축된 것이 경영난을 더욱 부추긴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번 아가씨의 파산보호 신청에 대한 LA지역 한인 업계의 반응은 부정적인 전망 보다는 긍정적으로 보는 관계자들이 많다.
40년 넘게 한인 업계와 함께 동반 성장해 한때 연간 1억 달러 안팎의 도매 매출을 올려 주는 등 지난 관계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거래 관계도 투명했고 판매나 경영 역시 유사 의류 체인에 비해뛰어났다는 평가가 많다.
LA한인 의류상권의 중요한 우군중 한 곳이 아가씨가 역사속으로 사라지기 보다는 회생을 위해 동참 하겠다는 업체가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한 업주는 “줄돈을 안 갚겠다는 생각으로 기술적으로 파산보호 제도를 이용하는 업체가 최근 늘고 있지만 아가씨는 최근까지 거래 관계를 보면 회생을 위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구조조정 성격이 강하다”라며 “아무래도 한인 의류 도매업체들과 관계가 좋은 우군이 사라지는 것은 업계 전체로 봐서 결코 좋은일이 아니기에 가급적 회생을 위해 제품 공급을 비롯해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