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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10월 외교부 산하 공공기관 재외동포재단 수장(제 9대)에 오른 한우성 이사장이 거주지였던 LA를 방문, 금의환향했다.
한 이사장은 10일 오전 LA 한인타운 소재 용수산 한식당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동포 출신으로 처음 이사장에 오른 만큼 양방향 소통 채널을 열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한인미디어와 만난 한 이사장은 “재외동포로서 동포 사회를 그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만큼 한국 정부의 목소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동포 입장에서 필요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한 이사장은 “재외 동포재단은 재외 동포의 거주국 정착 지원, 한민족 정체성 유지 그리고 교포간 단결을 위한 네트워크 강화를 목적으로 존재하는 단체”라며 5가지 주요 목표를 제시했다.
우선 문화와 정체성의 근간이 되는 한글 교육을 더욱 강화할 것을 약속했다. 매년 한글교사 250명, 한인학생 1000여명을 초청해 진행하는 고국 연수의 폭을 각 4배 이상 늘려 이들을 한글 전도사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재정적으로 무리가 있는 재외동포센터 건립을 보류하는 대신 다양한 사업 진행을 위한 재외동포 연수원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연수원은 관광 등 다양한 연계 활동을 겸할 수 있는 제주도를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두번째로는 예산을 더욱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사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전 정부가 특정 단체 후원 등으로 문제가 된 것을 염두에 둔 표현으로 재단의 목적에 부합하는 단체의 사업이라면 공정하게 심사해 예산 지원을 결정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현재 약 613억원(2016년 기준)에 달하는 재외동포재단 예산 증대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한인 재외동포수가 전체 한국 인구의 약 13%에 해당하는 740만명으로 추산되는 데 비해 배정된 예산은 정부 전체 예산의 0.014% 정도에 그치는 만큼 정확한 목표액을 정하고 정부에 예산 증액을 요구하겠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학생 교과서에 재외동포 관련 비중을 늘리는 것도 목표로 하고 있다. 한 이사장은 “현재 한국 초등학교의 경우 교과서에 재외 동포를 언급한 부분이 단 4건에 불과하다”며 “어려서부터 재외동포에 대해 배우지 않다보니 교포와 문화, 언어적 이질감이 커졌다. 향후 서로가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내려면 교과서를 통해 재외동포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재미동포들에게 가장 민감한 사안 중 하나인 복수국적 해결이다. 한 이사장은 “복수국적의 대상을 확대하는 것은 이제 세계적인 추세다. 복수국적은 우수 인재 확보에 도움이 되는 만큼 가능하다면 현재 65세까지 부여하고 있는 복수국적 기준을 40세로 낮추는 것이 좋다. 복수국적은 애국심 함양은 물론 당사자가 거주국과 모국에서 당당한 신분으로 살아가는 데도 필요하다. 단 이들에 대한 병역이나 조세문제는 더욱 세밀한 대비가 필요하다. 재외동포재단은 올해 국회에서 복수국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심포지움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보다 현명한 대안이 도출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대광고와 연세대를 나온 한 이사장은 지난 1987년 가족과 함께 미국에 이민와 1988년 미주한국일보 기자를 시작으로 미국 소수계 언론 연합인 뉴아메리카미디어 멤버로 활동했다. 노근리 학살사건 관련 취재로 2001년 한국기자상 특별상을 비롯해 AP통신 기자상, 미국내 비영어권미디어 최초로 소수계 기자상을 받았고 퓰리처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