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 6년째 봉제 공장을 운영해 온 업주 김봉섭씨(가명)를 만난 것이 1월이다.
5년이 지난 2013년 1월에도 같은 장소에서 규모를 다소 줄었지만 공장을 돌리던 그 였다. 또다시 5년이 지나 강산이 변한다는 10년 전과 크게 달라진 모습을 비교해 봤다.
5년전까지만 해도 나름 다운타운 중심부에 10층 이상되는 빌딩에서 여러 경쟁 업체들과 함께 봉제 공장을 열심히 운영하던 김씨는 재개발 프로젝트로 인해 공장을 떠난 것이 지난 2014년. 20블럭 넘게 남쪽으로 공장을 이전했고 40~50명에 달했던 직원수는 절반 이하인 20명 수준으로 줄었다.
10년 전과 비교해 일감 자체가 크게 줄어든 탓도 있지만 두배 가까이 오른 인건비 부담이 더욱 컸다. 6.75달러였던 1시간당 최저임금은 2007년 75센트가 인상된 7.5달러에 이어 김봉섭씨를 처음 만났던 2008년 8달러로 오른 상태였다. 당시에도 2년 사이 1.25달러나 오른 최저임금으로 인해 업주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10년이 지난 현재 상황은 어떨까. 캘리포니아 주 정부 규정은 올 1월 1일부로 25인까지 10.5달러를 줘야한다.
LA시를 비롯한 카운티 대부분의 지역은 아직은 10.5달러지만 7월부터는 12달러로 오르게 된다. 그나마 26명 부터는 올해 12달러에 이어 7월부터 13.25달러로 오르게 된다. 10년 사이 인건비 부담이 거의 두 배 가까이 늘게 된 셈이다.
김봉섭씨는 “일감이 줄어든 탓도 있지만 그나마 최저임금 규정에서 조금이라도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직원수를 25명을 넘지 않게 하는 업체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인건비를 비롯한 공장 운영을 위한 모든 비용을 크게 올랐지만 생산 단가는 10년전 보다 오히려 낮아졌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역시 최근 몇년사이 히스패닉계를 중심으로 빠르게 늘고 있는 점조직 형태의 이른바 ‘홈워크’의 여파로 단가를 올리는 것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홈워크 방식은 봉제 업체 설립에 필요한 기본 요건을 갖춘 페이퍼 컴퍼니 성격의 회사를 등록해 생산 주문을 받는다. 이후 실제 생산은 단독 주택의 주차장이나 창고 등의 건물에 불법으로 차려 놓은 봉제 시설에 재하청을 줘 진행하고 있다.
보통 한 의류 업체의 주문을 받으면 세 곳, 많게는 열 곳에 달하는 홈워크 업체가 각각 생산한 물량을 모아 납품하는 구조다. 작게는 2~3명에서 많아야 10명 이내의 인원으로 구성된 이들 미인가 홈워크 업체들이 최근 몇년 사이 크게 늘어난 것은 납품 단가 인하 요구에 시달리는 한인 의류업체들의 수요와 맞물려 있다.
홈워크 방식은 합법적으로 운영중인 한인 봉제 업체에 비해 많게는 30%이상 생산 단가가 저렴해 납품 단가 인하에 맞춰 생산성(?)을 더한 방식으로 선호되고 있다. 여기에 홈워크 작업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히스패닉계 노동자들이 가족이나 친지로 구성돼 있어 한인 업체에서 쉽게 발생되는 노동법 관련 분쟁도 찾아 보기 힘든 특징도 있다.
김봉섭씨는 “많은 업주들이 미국 생산의 특징을 살린 제품을 제대로 만들어 제 값을 받기를 원하고 있지만 실제 의류 유통 환경이 아직 따라주지 못하고 있어 힘들다”며 “아직 자녀들이 학교를 다니고 있다 보니 힘들어도 봉제 공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앞으로 10년이 아니라 2~3년 후에 어떨게 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경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