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한파] 북극한파에 재래시장 손님 발길 ‘뚝’

매출 70% 격감 사실상 개점휴업
어류·채소가게 물건 상할라 비상

“한파가 매섭게 몰아치면서 시장에 오는 사람이 70% 정도 줄었어요. 장사도 안되니 일찌감치 문닫고 들어가는 가게도 많고요. 경기도 안좋은데 날씨까지 추워지면서 정말 장사가 안됩니다.”

영하 12도의 매서운 한파가 이어진 지난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 전통시장에서 만난 상인 박문영(62ㆍ여) 씨는 “주말인데 시장을 찾는 사람이 하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후 6시, 박 씨의 말대로 평소같으면 주말 저녁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로 북적일 시간대이지만 이날 시장거리는 한산하다 못해 싸늘한 느낌마저 들었다. 간혹 롱패딩과 목도리 등으로 중무장한 시민들이 보였지만 지나가는 발걸음만 재촉할 뿐 물건을 구입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박 씨는 “평소 토요일 오후 8시에 문을 닫는데 한파가 몰아친 지난주부터는 오후 6시면 가게 문을 닫고 집에 들어가는 상인들이 많다”고 했다.

최강 한파가 이어진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 전통시장은 손님 발길이 뚝 끊겨 한산한 모습이었다. 대부분의 점포들도 주말 저녁 장사를 포기한채 문을 닫고 귀가했다.

실제로 노점 매대는 대부분 두꺼운 천막으로 꽁꽁 싸매고 장사를 접은 상황이었다. 점포 역시 10곳 중 2~3곳만 문을 열어놓았지만 개점 휴업 상태였다.

전국을 강타한 매서운 한파는 재래시장 상인들의 마음까지 ‘꽁꽁’ 얼리고 있었다. 장사도 장사지만 상인들은 혹여 제품이 상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었다. 한 채소 상인은 꽁꽁 얼어붙은 배추 겉장과 파 끝단을 골라내버리고 있었다. 이곳에서 14년째 장사를 하고 있는 김정례(70ㆍ여) 씨는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손님 발길도 뚝 끊겼다”며 “진열해놓은 오이와 호박 등 채소들이 꽁꽁 얼어붙어 못쓰게 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다”고 했다.

인근 수산물 상점. 생물 관리 비상이 걸렸다. 생물로 가져온 생선과 오징어는 영하의 날씨 속에 얼어버리기 일쑤였으며 조개와 낙지 등을 담아둔 대야에는 살얼음이 껴 중간 중간 깨줘야 했다. 수산물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 씨는 “비싸게 생물을 갖다 놓아도 찾는 사람이 없어 팔지도 못하고 있다”며 “한 두 시간만에 꽁꽁 얼어 냉동제품이 되고 있다”고 했다.

28일 일요일 오후 6시 인천 남구 석바위시장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한참 장보러 나온 차로 붐벼야 할 주차장은 텅텅 비어있었다. 시장 안은 말그대로 개점 휴업 상태. 높은 곳에서 바라본 전체 시장에는 손에 꼽을 정도의 손님만이 장을 보고 있었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정모(34ㆍ남) 씨는 “오후들어 고기 4만원어치 판 것이 전부”라며 “저녁 장사는 이미 그른 것 같아 문닫고 들어갈 생각”이라고 푸념했다. 정 씨는 “한파가 몰아치면서 예년 1월 매출의 30% 수준밖에 안된다”고 했다. 

박세환 기자/gr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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