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지점 폐쇄? 확장?…주류-한인은행 엇갈린 행보

미 은행최근 1년간 지점 1700개 폐쇄…역대 최대 규모, 한인은행은 아직 증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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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간(2016년7월 ~2017년 6월) 미국 은행들이 역대 최대인 1700개 이상의 은행지점을 폐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지난 2009년부터 무려 1500개 이상의 지점을 폐쇄하거나 매각했다. 상대적으로 지점 축소에 소극적이었던 웰스파고도 유령 계좌 소동이 터진 후 지점을 줄이고 있다.

캐피털원 파이낸셜, 선트러스트 뱅크 그리고 리전스 파이낸셜도 지난 2012년 중반부터 작년 중반까지 각각 32%, 22%, 그리고 12%의 지점을 각각 폐쇄했다. 이들 3개 은행은 지난해 중반까지 가장 많은 수의 지점을 줄인 은행이기도 하다

미 은행들이 너도나도 지점 축소에 나서는 것은 수익성 제고와 모바일(핀테크 포함) 기능 향상에 따른 트랜드 변화 때문이다. 은행들은 저금리 속에서 연 최소 100만달러(지점별) 이상이 필요한 지점을 유지하기 보다는 수익성이나 고객집중도가 떨어지는 지점을 통폐합하거나 정리해 수익성을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인구 밀집도가 낮은 시골 지역일 수도 폐점 경향이 두드러진다. PNC는 2012년 이후 시골이나 소도시 지역 지점의 1/3을 없앴고 선트러스트도 시골지역의 지점을 50% 가까이 줄였다. 오하이오 신시내티의 피프스 써드 뱅코프와 앨라배마 버밍햄의 리전스 파이낸셜도 폐쇄 지점 대부분이 시골에 몰려있고 지점 개설을 위해 확보했던 부동산도 순차적으로 매각하고 있다.

날로 발전하는 모바일 뱅킹과 현금자동지급기(ATM)의 기능 향상도 지점 감소의 원인이다. 연령층이 어릴 수록 은행을 직접 찾기 보다는 앱을 이용해 금융 업무 대부분을 처리하며 대출 조차도 지역 은행보다는 이자율을 낮게 주는 핀테크를 이용한다. 월스트릿 저널은 “미 은행들의 지점 수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절정에 이르렀다고 점차 축소되고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에도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미국 소재 한인은행의 경우 지점 축소 트랜드와는 아직 다른 길을 걷고 있다. 한인은행의 경우 미국내 한인인구 및 은행 수 증가 그리고 규모의 성장 등으로 아직은 지점 축소 시점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평가다.

우선 한인최대 은행인 뱅크오브호프의 경우 63개의 지점을 운영중이다. 뱅크오브 호프의 전신인 BBCN과 윌셔가 지난 2012년 각각 42개와 24개, 총 66개를 운영했던 것에서 조금 줄었다. 합병 이후 LA한인타운과 뉴욕 등 한인밀집 지역에 위치한 근거리 지점을 줄인 결과다. 하지만 타 지역 영업망 확장 및 합병이 계속 진행되는 만큼 빠른 시간내에 이전 지점수 66개를 넘어설 전망이다.

한미 역시 2012년 당시 27개에서 40개로 13개나 늘었다. 이 역시 자산 증가와 영업망 확대에 따른 것이다. 한미도 일부 지점을 통합해 재정비 했지만 유나이티드센트럴뱅크(UCB)와의 합병과 뉴욕 맨해튼 진출 등으로 지점수가 증가했다.

꾸준한 성장으로 어느새 업계 3위로 부상한 태평양 은행도 2012년 당시 7개에서 13개로 지점망이 증가했고, 지주사 설립과 함께 상장을 추진 중인 Cbb 또한 3개에서 8개로 지점망이 확산됐다.최근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오픈도 2012년 1개 지점에서 어느새 7개 지점을 거느리게 됐다.

US 메트로는 LA 한인타운과 다운타운 그리고 애너하임으로 확장하며 지점 1개에서 4개가 됐고 하와이 유일의 한인뱅크 오하나 퍼시픽도 지점을 1개 더 늘리며 2개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 기반을 둔 우리 아메리카는 지점수 18개에서 19개로 신한아메리카의 경우 지점수가 15개에서 17개로 증가했다.

지점망에 변화가 없는 곳은 유니티와 유니뱅크 그리고 노아(조지아주)뱅크다. 유니티는 지난 2012년과 올해 3개 지점으로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 이는 한인 은행장 중 지점망 확대 효과에 가장 부정적인 최운화 행장의 경영 스타일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유니뱅크 또한 지점망 확대 보다는 외부 투자 및 합병 추진(뱅크오브호프) 등에 더 비중을 둔 탓에 지점 증가는 이뤄지지 않았다. 조지아 주 노아은행도 4개를 유지했다.

미 중동부 지역에 기반을 둔 한인은행들도 고르게 성장했다. 동부지역 한인은행 중 가장 우량주로 평가받는 메트로 시티의 경우 지점수가 7개에서 14개로 정확히 2배 늘었다. 서부 한인들에게는 생소한 뱅크오프린스턴(뉴저지)도 11개에서 13개로, 조지아 제일 은행도 5개에서 6개로 영업망이 확장됐다.

노아은행(펜실베니아)와 뉴뱅크(뉴욕)도 각각 1개와 2개 지점이 늘어난 5개를, 뉴밀레니엄(뉴저지)도 3개에서 4개가 됐다. 지난 2012년 당시 지점망이 없던 KEB 하나 은행은 현재 뉴저지 일대에 3개 지점을 운영하며 증가폭 기준으로는 최대를 나타냈다.지난 2012년과 비교할 경우 전체 지점 수는 179개에서 235개로 늘었다.

한인은행 관계자들은 “한인은행들은 그 성격이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하는 리테일 뱅크보다는 제한된 자본을 대출에 집중하는 커머셜 뱅크에 가깝고 한인들의 정서상 직접 마주 앉아 업무를 진행하는 방식이 여전히 효과적이어서 앞으로도 당분간은 지점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며 “주류 은행과 달리 기업금융과 자산관리 등을 담당하는 금융전문 인력과 IT 등 인프라가 여전히 부족한 상황에서 대형은행과 같이 직원감축과 지점 폐쇄로 수익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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