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유승호 “내 키스신 대면하는 건 어색”

짜임새있고 예쁜 드라마 자부심
3%대 부진한 시청률 안타까워

인간에게 받은 상처는
인간에게 치유 받는게 최선

착하기만 한 유승호에서
착하기도 한 유승호로 변신 꿈궈

MBC ‘로봇이 아니야’는 시청률이 3%대로 부진했지만, 남자주인공 유승호(24·사진)는 기꺼이 인터뷰를 자청했다. 함께 했던 팀들의 분위기가 너무 좋았고, 드라마의 내용이나 메시지도 좀 더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배우로서 소신 있는 모습이다.

“드라마는 끝났지만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게 제가 인터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짜임새가 있고 예쁜 드라마였다. 시청률이 낮게 나와 안타깝지만, 그나마 해외에서 좋아해준 사람들이 많았다는 건 다행이다. 앞으로 로봇을 다루는 작품이 더 많이 다뤄질 것이다.”


‘로봇이 아니야’는 금융 재벌 김민규(유승호)가 로봇인 아지3(채수빈)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어릴 적 트라우마로 생긴 ‘인간 알러지’로 인해 자신을 도와줄 로봇을 주문해 함께 생활하면서 알러지 증세가 호전됐다.
김민규는 로봇이라고 철썩 같이 믿고 있던 아지3가 지아(채수빈)라는 이름의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충격에 빠지게 되며 또 다시 알러지가 재발하기도 하지만, 지아에 대한 오해를 풀게 되고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며 일상 생활이 가능해졌다.

“민규는 인간 알러지로 외톨이로 지내야 했다. 인간에게 상처받은 민규가 믿었던 인간에게 또 상처를 받아 용서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사이에는 사랑이 있었다. 내가 로봇을 사랑하는 건 말도 안되는데, 알고보니 그게 사람이었다. 지아가 로봇 행세를 한 걸 알았을때 화를 낼 수 있었던 것도 내가 진심으로 사랑했기 때문이다.”

민규와 지아의 이런 사랑법이 유승호에게는 꽤 좋은 방법이었다. 유승호는 아직 여배우와 스킨십을 자유자재로 하는 건 부담스러웠다.

“민규가 로봇과의 상호 과정을 겪어나가면서 후반 멜로로 이어져 별로 거부감이 없었다. 사실 첫번째 로맨틱 코미디 도전이었는데 기대반 우려반이었다. 만약 처음부터 멜로를 하는 건 어렵다. 스킨십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도 감독님과 의견을 나누고, 수빈이가 리액션을 잘 해줘 잘 넘길 수 있었다.”

유승호는 자신의 키스신을 방송으로 보는게 어색하다고 했다. “잘 찍은 것 같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다. 수빈이가 키스신을 빨리 찍는다. 덜 망설이고. 어차피 해야 되는 거니까.”

유승호는 엔딩신에 군에서 제대해 첫키스와 똑같은 키스신을 보여주었다. 실제로 자신이 군대에서 입은 군복으로 촬영했다.

‘로봇이 아니야’는 남녀의 러브 스토리는 물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까지 돌이켜 보게 만드는 훈훈한 느낌을 남겼다. 유승호는 “인간에게 받은 상처는 인간에게서 치유받는다.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이며 그 내용은 사랑이다”면서 “나도 인간에게 상처받은 적이 많았다. 하지만 일을 하며 사람들을 만나 힐링되고, 치유됐다”고 말했다.

유승호는 어느덧 19년차 배우다. 어릴 때의 연기를 경력으로 포함시키는 게 부끄럽다고 했다. 그는 이제는 연기가 재밌다고 했다. 앞으로도 연기만 할 것이라고 했다. “예능 얘기도 있었지만 자신이 없었다. 관찰예능도 있다고 했다. 내가 질러보는 게 안되고 돌다리도 두들겨보며 건너는 스타일이다. 배우가 색깔을 갖는 것은 어렵지만 유승호만의 색깔을 가지고 싶다.”

유승호는 지난해 ‘군주’로 MBC 연기대상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는 “최우수상을 받았고 대상후보에까지 올랐다. 말도 안되는 거였다. 김상중, 조정석. 장혁 등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 있었다는 건 무리였다”면서 “최우수상도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큰 상을 받아 떨렸고 수상소감을 어떻게 하고 내려왔는지도 모른다. 대상은 앞으로도 못받을 것 같다. 인생의 목표를 잃어버리면 무서워진다”고 했다.

유승호는 로맨스는 이제 한번 쉬고, 캐릭터로 새로움에 도전하는 역할을 맏고싶다고 했다. 악역도 좋단다.

유승호는 어렸을 때부터 예의바른 아이가 됐다. 그는 “실망 주면 안돼, 착해야 살아야 한다는 식이었다.

하지만 그건 유승호가 아니다. 이렇게 딱딱하게 예의를 지킬 필요가 있을까. 이런 문제를 갑자기가 아닌 조금씩 풀어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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