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한인 의류-은행업계 상생 이뤄지나

한인의류협회 김영준 회장과 뱅크오브호프 비즈니스뱅킹 부문 앤 최, 박성진 부행장(오른쪽부터)이 지난 13일 의류트레이드쇼인 매직쇼가 열린 라스베가스 컨벤션센터에 마련된 여성복 업체 아이리스 부스에서 한인 의류와 금융권간 상생을 위한 협업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지난주 막을 내린 라스베가스 매직쇼(의류트레이드쇼) 현장에서 한인 의류업계와 한인은행이 상생을 위한 방안을 논의해 관심이 모아진다.

한인의류협회장인 김영준 회장은 지난 13일 자신이 운영중인 여성복 업체 ‘아이리스’의 부스를 찾은 뱅크오프호프 비지니스 뱅킹 앤 최, 박성진 부행장과 은행과 의류업계의 상생을 위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이 날 회의는 한인 의류업계의 원활한 자금 유통을 위한 한인 은행의 지원 방안 그리고 은행과 차세대 의류인들과의 소통 강화로 요약할 수 있다.

▶돈맥경화 해소 방안

최근 10여년 사이 한인 의류업계에서 가장 큰 고민은 바로 ‘돈맥경화’다. 돈줄이 꽉꽉 막혀 있다는 것이다.

소매 업체를 찾는 고객들이 현금 보다는 카드 결제를 선호하고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바이어 역시 카드나 해외 송금 결제를 주로 택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인 의류 도매업계에 흘러가는 현금이 줄었다. 또한 세금 보고의 중요성이 여러 사례를 통해 강조 됨에 따라 회사를 키우는데 필요한 여윳돈이 부족한 업체가 대부분이다.

자금 해결을 위해 한인 은행권을 찾아도 환영보다는 거절이 많다고 한다. 한인의류협회 김영준 회장은 “이미 규모도 어느정도 돼 안정된 업체들은 특별한 문제 없이 한인 뿐 아니라 미 주류 은행을 이용하면서 회사를 더욱 키워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자금이 절실히 필요한 중소 한인 의류업체들은 금융권의 지원에서 벗어난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뱅크오브호프의 앤 최 부행장은 “흔히 한인은행들이 비오기 전에 우산 부터 뺐는다는오해를 받고 있지만 이는 기업과 은행간의 소통 부재에 따른 결과로 볼수 있다”며 “규모에 관계 없이 거래중인 은행과 꾸준히 소통하면서 각 회사가 겪게 되는 중단기 운영 계획과 매출에 변화에 대한 소통이 이뤄진다면 기업과 은행간 상생을 위한 효율적인 방안을 만들어 어려움을 함께 이겨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인 의류업계와 은행의 소통 부재를 해결하기 위한 모임도 추진된다. .

앤 최 부행장은 “회사 규모에 맞는 은행 이용 방법과 기업 대출 시 필요한 준비사항을 알리는 세미나를 개최하고 전문 인력이 한인 의류 도매상권을 돌며 매월 1~2차례 대출과 금융 서비스 이용에 대한 개별 안내를 해주는 특별 서비스를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차세대 한인 의류인과 가교 만들기

이미 상당수 한인 의류업체의 운영이 2세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고 일부 업체는 창업해 10년 넘게 안정적으로 운영을 이어가고 있는 차세대 업주들도 적지 않다.

의류업계의 주도권이 언어적으로 한인 은행 사용이 편했던 1세대에서 차세대로 옮겨가고 있다.의류업계의 세대교체가 빨라짐에 따라 한인은행에 대한 의존도는 그 만큼 낮아진다는 이야기다.

이날 회의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양 업계의 진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의류협회 김영준 회장은 “어릴때부터 주류 대형은행과 거래해 온 차세대 의류인들은 한인은행권이 가지고 있는 밀착형 서비스에 대해 전혀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다”며 “이는 기존 1세 고객들에게 집중돼 있는 한인 은행의 마케팅 방향을 전환할 시점”이라고 제안했다. 한인은행들이 좋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도 차세대들과 만나 소통을 이루지 않는다면 이용할 가능성이 낮다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뱅크오브호프의 앤 최 부행장은 “대부분의 한인은행도 차세대 고객을 위해 한인 2,3세 뿐 아니라 다양한 타인종 담당자들이 각 분야별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며 “그동안 소홀했던 차세대 의류를 비롯한 한인 사업가들과의 가교를 만들기 위해 소통의 장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박성진 부행장도 “차세대 한인 사업가들에게 필요한 단계별 회사 발전 방안을 함께 마련하고 이를 위한 금융서비스를 알리는 장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라스베가스=이경준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