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회 재정 보고 끝나지 않은 상태…운영위에서라도 다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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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회장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샌디에고 한인회가 직전 회장을 비상운영위원장으로 선임하면서 대외적으로는 ‘한인회장’ 직함을 사용하도록 결의해 논란이되고 있다.
샌디에고 한인회 비상 운영위원회(이하 비운위)는 지난 14일 2차 모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영소 한우회 회장이 비운위 위원장 자리를 사퇴하고 직전 회장인 김병대씨가 다시 위원장직을 맡기로 해 앞으로 한인회 운영을 위한 조직을 형식적이나마 갖추게 됐다. 비운위의 추대에도 위원장직을 고사하면서 한인사회에는 나오지 않을 것처럼 말했던 김병대 직전회장은 애초 말과 달리 비운위와 한우회 인사들과 상의 끝에 비운위원장직을 다시 맡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임종은 상공위 회장은 비상체제인 운영위와 운영위원장의 활동 기간을 1년으로 못박는 것은 개정 정관에도 맞지 않는 일이라고 지적하고 선관위 구성과 함께 계속해서 한인회장 후보를 물색하면서 오픈된 선관위 활동을 유지해야 한다며 선관위 구성을 안건으로 제안했다. 이에 따라 거수에 의해 5대4로 선관위의 구성과 상시적 활동안이 통과됐다.
아울러 김병대 비운위 위원장을 대외적으로 ‘한인회장’으로 부를 수 있도록 운영위원들이 동의해 달라는 안건도 상정돼 이 자리에서 운영위원들은 대부분 동의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한인회장이 없는 상태에서 김병대 비운위원장을 대외 활동을 위해 ‘한인회장’ 직함을 사용하도록 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 안건에 관한 토의에서 일부 한우회 인사들과 김병대 비운위원장은 총영사관이나 한국정부에 한인회장이 없다고 말하기는 곤란한 일이니 밖에서만이라도 ‘한인회장’직함을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로써 한인회장이 없는 샌디에고 한인회는 당분간 비상운영위원장이 ‘한인회장’을 맡게 돼 사실상 직전 회장이 연임한 모양새가 됐다.위원들은 이어 김병대 비운위원장이 준비한 1년 사업계획안을 검토하는 시간을 가졌다.
비운위의 이같은 회의결과에 대해 샌디에고 한인사회에서는 “한인회장이 없으면 없는 것이지 안에서는 아니고 밖에서는 한인회장인 척해야 한다는 것이냐”라며 어이없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어차피 일부 인사들끼리 모여서 만든 운영위에서 자리들끼리 모여 추대한 운영위원장을 ‘한인회장’이라고 불러도 된다, 안된다를 따지고 있는 것 자체가 다른 지역 한인사회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없는 것을 있는 척하면서 ‘눈가리고 아웅’하는 꼼수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샌디에고에 30여년을 살고 있다는 한 한인은 “자기네들이 운영해 온 한인회의 회장이 없다는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고민해 보지 않고 한인회장이 있는 척 행세해야 한다는 등의 발언에 실소를 금치 못하겠다”라며 “이게 무슨 말인지 방귄지 알 수가 없다”라고 꼬집었다.
일부에서는 제대로 된 한인회 비상 운영위원회라면 작년에 발표되지 않은 한인회 재정 결산을 운영위원회에서라도 검토하고 인수인계 작업을 해야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정확한 재정 결산 및 보고도 없이 무조건 모여서 한인사회의 일을 하겠다면서 계획 운운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비영리 단체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샌디에고 한인회는 정기총회격인 한인송년의 밤에서도 재정결산 보고가 없었으며 신문에 게재하던 재정 결산마저 하지 않아 그동안 한인회는 물론 영사업무에 도네이션을 했던 한인들의 의구심을 사고 있다.
이처럼 부실한 계획안에도 불구하고 비운위의 일부 인사들은 ‘한인회 활동’ 명목으로 일부 한국기업에 도네이션 자금 신청을 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기업체 간부는 “한인회장이 없는 상태에서 재정 집행안이나 결산보고도 없이 활동 계획안이란 것을 들고와 도네이션을 요청해 곤혹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