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정, “흐름에 순응하는 효리 언니의 현명함 배우고 싶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주연, 조연이 중요한 게 아니다. 흡입력, 임팩트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

KBS2 월화드라마 ‘저글러스’를 끝낸 강혜정(36)은 어떤 자리에 갖다놔도 괜찮을 것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라미란 같은 배우다. 주연을 해도 되고, 조연을 해도 된다. 그래야 오래 갈 수 있단다.


실제로 9살 딸을 키우는 워킹맘인 강혜정은 오랜만의 드라마 촬영이 “휴가 나온 기분이었다”고 했다. 남편인 타블로가 육아를 도와주지만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일은 켤코 쉽지 않다고 한다.

강혜정은 극중 생계를 위해 37살 ‘왕정애’에서 29살 ‘왕미애’로 신분을 위장하고 비서로 취업해 고난과 역경에 부딪히지만 특유의 끈기와 노력으로 헤쳐나가는 사회생활 모습을보여줘 좋은 반응을 얻었다. 자연스럽게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여배우들과 함께 했다. 그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후배들에게 ‘선배님이라고 부르지 마라. 너랑 나이 차이가 별로 안난다’라고 했다. 서로 말 놓기 직전까지 갔다”고 전했다.

강혜정은 ‘효리네민박’에서 여고생이 이효리가 아닌 아이유에게 사인을 부탁하는 장면을 보고 비슷한 처지를 떠올렸다. “나도 받아들여야 한다. 나이를 먹고 후배들이 생긴다는 의미, 40대가 20대처럼 살 수는 없다. 흐름에 순응하는 효리 언니의 현명함을 배우고 싶었다”


강혜정은 평소 탐구하기를 좋아하고, 후배들과도 금세 친해지는 성격이다. 그는 “여배우들을 뭉쳐 놓으면 기싸움을 한다고 한다. 이제 그런 건 신경 안 쓰는 나이다. 욕심을 부리지 않고 하나의 덩어리, 큰 흐름대로 가는 게 좋다. 누군가 애드립을 치며 분위기를 살려주고, 이를 배려하는 순간들이 좋다”고 했다.

강혜정 하면 2005년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이 자연스럽게 연상된다. 13년전 24살때 영화지만, “쟈들하고 친구나?” “여가 뜨거워” “마이 아파” 등 강원도 사투리 대사는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아주 잠깐 ‘동막골’에 멈춰버린 적이 있었다. 사람들이 너무 인상적이라고 해주시니까. 하지만 친구가 배우에게 사람의 머리 속에 딱 떠올릴 수 있는 역할(대표작)이 있다는 건 축복이며, 많은 재산을 가진 거 라고 말해줬다. 그때부터는 자랑스럽고, 뿌듯하다.”

강혜정은 역할에 대한 선입견을 갖지 말고 멀리 보면서 연기 스펙트럼은 넓히려고 한다. 늙어서도 연기를 하고싶지만, 창피할만한 작품을 하지 않겠단다. 또 배드신이나 과도한 스킨십 연기는 불편하다고 한다.

“‘시그널’, ‘황금의 제국’ ‘슬기로운 감빵생활’처럼 스토리가 잘 어우러진 드라마가 좋다. ‘가족끼리 왜이래’ 같은 드라마도 하고 싶다.”

강혜정은 좀 더 바지런히 살고싶다고 했다. 소파에 붙어있는 삶이 아닌, 운동 하고 여가를 즐기는 생활도 하고싶다. 평범할 수 있지만 실천이 잘 안된다는 것. “예능 프로그램도 하고 싶냐”는 질문에는 “일상에서 예능을 하고 있다”고 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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