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연예계 ‘미투’ 운동, 어디까지?

연예계에 ‘미투’ 운동이 거세게 일고 있다. 김기덕 영화감독의 성폭력에 대한 여배우들의 폭로는 가히 충격적이다. 김기덕 사건에 대한 후폭풍은 계속 진행중이다.

피해 여배우의 법률대리인인 이명숙 변호사는 7일 “‘PD수첩’ 내용은 수위가 가장 낮은 것이다. 한 가지라도 더 공개되면 국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


할리우드리포트 등 외신도 ‘김기덕 감독 성폭행 혐의’가 한국의 ‘미투’ 운동에서 가장 충격적인 내용”이라고 보도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김 감독과 조재현 성폭력 사건을 조사해달라는 청원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조민기 조재현 이일화 오달수 남궁연에 대한 피해자들의 폭로가 이어지는 가운데, 사과하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무근이라며 발끈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코미디언들도 피해자의 제보가 나왔지만, 지목된 당사자들이 “사실 무근”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개그계도 연예계의 어떤 장르보다 규율이 엄한 문화를 지닌 만큼, 피해자들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개그맨들의 MT에서 신입 개그우먼도 윗옷을 모두 벗고 있었다는 말도 들린다. 오래 전 드라마 PD들의 성추문 사례들도 거론되고 있다.

연예계에서 ‘미투’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는 피해자의 한을 풀어줘야 하고, 그래서 여성들이 좀 더 나아진 환경에서 일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성폭력을 당한 사람들은 여전히 고통속에 살고 있는데, 가해자는 TV와 영화에서 승승장구하는 더러운 세상이 계속 되어서는 안된다. 그래서 가해자는 좀 더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 사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잘못의 인정도 빠져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 사과는 필요없다”는 사과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다.

성추문에 휩싸인 연예인을 옹호하는 글을 주변사람이 올리기도 한다. 옆에서 오래 지켜본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것. 성폭행은 그럴만한 사람이 하는 게 아니다. 은밀하게 이뤄지는 성폭력은 친한 친구들도 알기 어렵다.

이미지가 생명인 연예계에서 상대를 흠집내기 위해 폭로하는 ‘미투’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그래도 야만적인 성폭력은 이번 기회에 발본색원해야한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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