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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한인타운에서 거의 유일한 녹지대로 남아 있던 ’3700 윌셔팍 플레이스 잔디광장’이 LA시의 랜드마크로 지정된 가운데 뒷이야기가 논란이 되고 있다.
LA토지계획사용위원회는 지난 6일 오후 LA 시청 340호에서 열린 공청회를 통해 LA한인타운 윌셔가와 세라노 교차로에 위치한 3700 윌셔 팍 플레이스 잔디광장을 랜드마크로 지정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그동안 주민들의 반대에도 아랑곳없이 개발계획을 굽히지 않던 부동산관리및 개발기업 제이미슨서비스는 이날 공청회에 참석했지만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은 채 주민들의 뜻에 따라 순순히 개발 계획을 철회, 의아심을 자아냈다. 공청회 다음날인 7일 LA 시의회가 잔디광장 랜드마크 지정안을 표결에 부쳐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면서 앞으로 3700 윌셔 팍 플레이스 잔디광장에서는 개발이 전면 금지된다.
제이미슨 서비스의 개발 계획 철회에는 다른 배경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부동산 정보전문 온라인매체 ‘더 리얼 딜’은 지난 6일 “제이미슨 서비스의 오너 데이빗 리가 지난달 23일 잔디광장 개발 계획을 놓고 허브 웨슨 LA 시의장 사무실에서 광장 개발을 반대하던 시민단체 리버티 파크 관계자들과 만나 언쟁을 벌이던 중 감정이 격앙돼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향해 ‘내 소유지에 발을 들이면 곧바로 AR 15 라이플로 쏴버리겠다’고 위협했다”라며 “지난달 27일부터 LA경찰국(LAPD)이 데이빗 리의 발언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데이빗 리 대표의 발언은 리버티 파크의 회원인 애넷 반 듀렌이 커뮤니티 웹사이트 ‘시티 워치’ 등에 전하면서 알려졌다.
데이빗 리 대표가 언급한 AR 15 자동화기는 일반 총기를 자동소총처럼 사용할 수 있는 기기로 최근 벌어진 미국 대형 총기 난사 사건에서 범인들이 주로 사용한 무기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데이빗 리 대표의 발언은 지난달 15일 발생했던 플로리다 고등학교 총격 사건 직후 나온 것이어서 더 문제가 됐다는 것이다. 체포된 용의자 니콜라스 크루즈 역시 AR-15를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데이빗 리 대표는 최근 ‘리얼 딜’을 통해 “지난 30여년간 코리아타운의 누구나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라며 “지난번 미팅에서 나온 발언은 오해의 소지가 많은 것으로 모두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결국 제이미슨 서비스가 별다른 이의제기 없이 LA시의회와 토지계획사용위원회 그리고 시민단체의 개발반대의견을 수용했던 것은 데이빗 리 대표의 과격한 발언이 경찰 수사로 확대된 데 따른 ‘자충수’의 결과였던 셈이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