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인당 GNI 2만9745弗
성장률 3.1%, 설비투자 주도
저축률 36.3%…환란 후 최고
지난해 우리경제가 설비투자 덕분에 3년만에 3%대 성장을 이뤘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불과 255달러 차이로 3만달러 진입에 또다시 실패했다. 올해 3만 달러 진입 유력해, 12년 만에 2만 달러대에 벗어날 전망이다. ▶관련기사 5면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16년 국민계정(확정) 및 2017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2만9745달러로 집계됐다. 전년대비 7.5% 늘어난 것으로, 증가율은 2011년(9.6%)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다.
1인당 GNI는 우리나라 국민이 1년 간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인구로 나눈 수치로, 한 나라 국민의 평균 생활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다. 1인당 GNI 3만달러는 선진국 진입 여부를 가름하는 잣대로 여겨진다. 올해 한은 전망대로 3% 경제성장을 달성하고 원화가치 급락이 없다면 1인당 GNI 3만 달러 진입이 확실시된다.
원화 기준 1인당 GNI는 3363만6000원으로 1년 전보다 4.7% 증가했다. 1인당 가계총처분가능소득(PGDI)은 1만6573달러로 전년 대비 6.8% 늘었다. PGDI는 기업ㆍ정부 소득을 제외한 순수 가계 소득으로, 가계의 실질적 주머니 사정을 파악하는 지표다.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GNI는 3.1% 성장해 실질 국내총생산(GDP)과 동일했다.
지난해 GDP 성장률 잠정치는 3.1%로, 지난 1월에 발표한 속보치가 그대로 유지됐다. 작년 4분기 성장률(-0.2%)도 속보치와 동일했다.
2016년 성장률 확정치는 2.9%로 잠정치보다 0.1%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지난해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가 2.6%로 2011년(2.9%)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았고, 설비투자는 14.6%로 2010년(22.0%)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소비(3.4%)와 건설투자(7.6%)는 2015년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았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4.4%로 2011년(6.5%)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건설업은 5.7%로 3.0%포인트 떨어졌지만 비교적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서비스업은 2.1%로 2009년(1.5%) 이후 8년 만에 가장 낮았다. 지난해 명목 GDP는 1730조4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4% 증가했다. 2010년 9.9%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았다.
총저축률은 36.3%로 0.2%포인트 올랐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발생했던 1998년(38.0%)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이 전년 대비 5.1% 증가했지만, 최종소비지출이 4.7%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총저축률이 상승했다. 소득이 증가하는 만큼 소비를 늘리지 못했다는 뜻이다. 총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은 가계가 4.5%에 그친 반면, 정부는 8.2% 급증했다. 기업은 3.1% 증가해 가장 낮았지만, 영업잉여를 6.7% 늘린 탓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노동소득분배율은 63%로 전년대비 0.3%포인트 하락했다.
가계순저축률은 7.6%로 1년 전과 동일했고, 국내총투자율은 31.2%로 2011년(32.9%)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았다. 종합적인 물가지수인 GDP디플레이터는 전년 대비 2.3% 상승했다.
한편 정보통신산업(ICT)의 성장률은 5.7%에서 7.1%로 높아졌고, GDP대비 비중도 8%에서 9.5%로 상승했다. ICT 부문 민간소비 증가율은 2.5%에서 2.6%로 제자리 걸음했지만, 설비투자 증가율이 4.1%에서 9.8%로 두 배이상 높아진 덕분이다.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8.7%에서 31.4%로 높아졌다.
강승연 기자/sp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