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재가 스탠드업 코미디 장르 명맥 잇는다…‘B의 농담’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작가 겸 코미디언 유병재가 스탠드업 코미디 쇼에 본격 뛰어들었다. 

간혹 김제동과 박경림 등이 토크 콘서트를 열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스탠드업 코미디는 자니 윤과 김형곤 이후 거의 명맥이 끊어진 장르다. 

유병재는 침체된 코미디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대안으로 스탠드업 코미디에 주목했다. 마이크 하나만을 가지고 관중을 휘어잡아야 하는 코미디로 이미 해외에서는 보편적이고 대표적인 장르다.


유병재는 지난 해 8월, 스탠드업 코미디쇼 첫 공연 ‘블랙코미디(BLACK COMEDY)’를 성공리에 선보이며 한국형 스탠드업 코미디의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블랙코미디’는 유튜브 조회수 1천 만 뷰를 돌파했고, 한국 코미디 콘텐츠 최초로 세계적인 인터넷 엔터테인먼트 기업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되는 성과를 보였다. 

이에 자신을 얻은 유병재는 19금 스탠드업 코미디쇼 ‘B의 농담’을 오는 27일~29일 3일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연다. 두 번째 스탠드업 코미디쇼 ‘B의 농담’은 티켓 오픈 1분만에 전석 매진 및 서버 다운 현상을 일으키며 뜨거운 관심을 이끌었다. 커진 공연 규모뿐 아니라, 더욱 거침 없고 기발한 소재가 준비됐다. 촌철살인 어록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그가 이번에는 어떠한 무대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지 주목된다. 

“블랙코미디라는 이름으로 200석 규모로 공연하면서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장르라는 걸 알았다. 그래서 이번엔 조금 큰 곳에서 한다. 수위가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어른들만 볼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아이들 앞에서 욕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아 19금으로 했다. 내가 스탠드업 코미디의 선두가 되겠다는 생각은 없고, 함께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유병재의 자부심은 한국말로 스탠드업 코미디를 한다는 것이다. 펍(Pub) 같은 곳에서도 스탠드업 코미디를 의무화했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운이 좋게 두번째 공연을 하게 됐다”며 “한없이 무거운 마음으로 한없이 가벼운 농담들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재미있게 만들 테니 열심히 봐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의 타이틀인 ’B의 농담‘은 병재, B급, 블랙코미디(BLACK COMEDY)의 ’B‘를 의미한다. 유병재의 코미디 철학과 사회상을 녹여, 웃기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유머를 선보이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기존 코미디 공연과의 차별화를 이룬 프리미엄 코미디쇼로 관객들의 웃음 만족도를 충족시킬 예정이다. 

“사실 이전 공연과 테마 등에서 큰 차이는 없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대상으로 코믹하게 풀어내려고 한다. 그래서 어설픈 위로보다 더 큰 위안을 주고 싶다.”

유병재는 “유교문화권과 서양 문화인 스탠드업 방식을 접목하면서 주위에서 좀 더 세게 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30여년간 자란 사람으로 그런 걸 수용하는 것이 무리도 있다”면서 “내가 초등학교때 힙합이 처음 들어왔는데, 그와 비슷하다. 타 장르가 수용될때 크고 작은 성장통이 생간다. 한번 아픔이 있어도, 맥락이 끊기지 않고 계속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유병재는 자신의 장기에 대해 “전체를 보는 능력은 떨어지는데 순발력이 좋은 편이다. 문학적 감수성에 대해 자부심이 있다. 비유를 문화적으로 접근하는 것도 강하다. 그리고 나 스스로 1년간 성장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유병재의 ‘큰 그림’은 매체별로 자신의 콘텐츠가 모두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플랫폼 마다 다르게 차별화하는 게 꿈이란다.
“일반 방송 프로그램에 참가하면 그 곳에서 원하는 역할을 어느 정도 해준다. 반면 여기서는 거리낌 없이 하고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그런 식으로 해서 매체별 차별화를 지향한다.”

유병재는 ‘블랙코미디’가 한국 코미디 콘텐츠 최초로 넷플릭스에 지난 16일부터 단독 공개되며 남다른 의미와 콘텐츠 파워를 확인했다. 이에 힘입어 ‘B의 농담’도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탠드업 코미디 스페셜’과 제작부터 함께 해 기대를 모은다. 기획단계에서 마케팅까지 모두 넷플릭스와 함께 한다. 이를 계기로 해외에 진출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코미디가 언어장벽을 넘기 가장 힘든 장르”라면서 자신의 토익 점수 300점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공연장을 찾은 이들은 SNS상에서 화제가 된 ‘유병재 그리기 대회’ 당선작 전시회를 감상할 수 있고, 온라인 열풍을 이끌고 있는 유병재 굿즈 역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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