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평양 교류협력 전담조직’ 박원순 시장이 직접 지휘?

시장 직속 교류과·협력과 등
3개과 확대 통일 어젠다 선점

서울시가 박원순 시장의 직속기구 등 형식으로 올 하반기 내 ‘서울ㆍ평양 교류협력 활성화를 위한 전담조직’ 구성을 추진한다. 시는 박 시장이 지휘봉을 잡는 교류추진단 결성부터 관련 국(局)ㆍ과(課) 신설, 기존 팀의 인력보강 등 다양한 가능성을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최근 남북관계가 급격히 개선되는 상황에서 서울ㆍ평양 간 협력사업도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이에 따라 박 시장이 팀 수준인 서울시 남북관계 전담조직의 확대 필요성을 수차례 언급했다”고 4일 밝혔다.

시는 현재 전담조직으로 대외협력담당관 산하 남북협력팀을 운영중이다. 시민 대상 통일교육 진행 등 일이 주요 업무다. 팀장 1명, 팀원 3명인 작은 조직으로 추후 늘어날 남북관계 업무 등을 볼 때 지금 상태로는 원활한 업무 추진에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가장 유력해보이는 안은 박 시장이 직접 관리하는 서울ㆍ평양 교류추진단 출범이다. 시는 이미 추진단 내 서울ㆍ평양 교류과, 협력과 등 3개과를 두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의 직속으로 운영되면 서울시의 일반 부서보다는 운영이 더 유연해질 수 있다. 박 시장은 지난 2016년 11월 서울ㆍ평양 도시교류 10대 과제를 직접 발표하는 등 이미 이 분야에 지대한 관심을 보인 만큼, 추진력도 더해질 전망이다.

박 시장도 해볼만 하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원 팀’을 강조하는 입장에서 통일 어젠다를 선점할 수 있어서다. 이미 차기 대선을 염두, 이미지를 다지고자 결성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 관계자는 “국ㆍ과 신설이든, 한시적인 추진단의 결성이든 결국 행정안전부 승인 등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남북협력팀 인력보강은 (전담조직이)올 하반기에 결성되기 전 중간 단계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담조직은 서울-평양 축구 부활, 내년 100회 전국체전 서울ㆍ평양 공동 개최 일에 집중한다. 박 시장은 지난 2월 열린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 공연에서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을 만나 서평 축구 개최, 평양시의 전국체전 참가를 제안한 바 있다.

서울ㆍ평양 회담 실현에도 힘 쓸 예정이다. 박 시장은 4ㆍ27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지기 전날 “정상 회담이 끝나면 서울시도 서울ㆍ평양 회담을 준비할 생각”이라며 “남북관계에서 서울과 평양은 도시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일을 할 것”이라고 회담 추진을 이미 예고했다.

이 밖에 서울ㆍ평양 도시교류 10대 과제인 대동강 수질 개선, 평양 상하수도 개선을 위한 남북합작 수도공사 설립, 평양 애니메이션 산업단지 조성, 평양역사유적지구의 세계유산 등재 지원 등에도 관심을 쏟을 계획이다.

이진용ㆍ이원율 기자/y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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