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기 두번째 사과 스티븐 연…진정한 소통법부터 배워라

영화 ‘버닝’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한국계 미국인 배우 스티븐 연이 욱일기(旭日旗, 교쿠지쓰키, 메이지 유신 이후 사용되고 있는 일본군의 군기) ‘좋아요’ 논란에 대해 두번째로 사과했다. 스티븐 연은 자신의 출연작인 영화 ‘메이햄’을 연출한 조 린치 감독의 SNS에 올라온, 욱일기 디자인의 티셔츠를 입은 소년 사진에 ‘좋아요’를 눌러 논란이 되자 사과했다.

그렇게 하고도 계속 논란이 되자 해당 사과문을 40분만에 삭제하고 두 번째로 사과했지만 완전히 진정이 되지 않고 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첫번째 한국어로 된 사과문에서는 사과를 해놓고 영어 사과문은 사과문이 아니라 “생각 없이 스크롤을 움직인 것으로 사람을 판단한다. 인터넷 상의 세상은 굉장히 취약하다”라고 인터넷 메카니즘 탓을 했다.


2차 사과문에도 네티즌의 비난을 피해가려는 의도가 더 크게 느껴진다. 전범기 사용에 대한 언급 없이, 다시 말해 목적어가 없이 ‘무지함’ ‘부주의’ ‘실수’ ‘사과’라는 단어들이 사용됐다. 무엇을 잘못했는지가 애매하다. “제가 처음에 급하게 올린 사과문이 더 많은 아픔과 실망을 드렸음을 알게 되었습니다”라고 했지만 첫 사과문은 머리를 엄청 굴려 쓴 글로 보인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배우가 욱일기에 대해 모를 수 있다고 본다. 모르는 역사는 공부해서 신중히 대처하면 된다. 영화배우라는 대중스타로 한국에서도 활동해 돈을 벌고 있는 스티븐 연이라면 최소한 그 정도의 노력은 해야 한다. 스티브 연 자신도 “한국계 미국인의 정체성을 가진 사람으로서, 이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야 함에도 그러지 못한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라고 썼다.

스티브 연은 “이번 일이 제게는 중요한 배움의 과정이 되었습니다”라고 했다. 모르는 것은 공부해 알면 되지만, 2차례의 사과문 게재에서 보여준 소통의 문제점은 또 따로 배워야할 과제다. 단순히 ‘무지함’에서 온 ‘실수’의 문제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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