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고은의 멜로가 눈길 끄는 비결은?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배우 김고은(27)과의 인터뷰는 TV속에서 보던 모습과 거의 똑같다. 드라마 ‘도깨비’에서 평범한듯 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여고 3년생 지은탁, ‘치즈인더트랩’에서 유정 선배에게 해해거리고 배시시 웃는 홍설의 모습이 영락없이 나온다.

4일 개봉한 영화 ‘변산’에서는 래퍼를 꿈꾸는 학수(박정민)의 고향 동창 선미를 맡았다. 김고은이 다른 작품과 달리 여기서는 코믹을 상당 부분 책임진다. 영화를 위해 8㎏이나 몸도 불렸다.

“제가 웃겨요. 선배와의 편안함 속에 나온 합이 좋아서 쉽게 할 수 있었어요. 살을 찌운 건 막연히 그려지는 이미지 때문이에요. 데뷔작인 영화 ‘은교’(2012년)때는 은교가 단발일 것 같았고요. 선미는 마를 것 같은 느낌은 아니었어요.”

‘치인트’에서 유정(박해진) 선배를 좋아하는 김고은은 “유정 선배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하고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도 충분히 사랑스럽다. ‘도깨비’에서도 김신(공유)과 잘 어울리면서 귀엽고 사랑스런 모습이다. 

김고은은 멜로물에 강하다. 로맨스에서 김고은만이 내뿜을 수 있는 독특한 기운이 있는데, 이 기운이 김고은표 멜로를 완성시킨다. 물론 이 기운은 애교라거나 미모라거나 하는 식으로 한 단어로만 설명되지는 않는다.

“연기 모습이랑 실제 저랑 비슷해요. ‘도깨비’는 저의 모습이 극대화된 것 같아요. 저만이 가진 멜로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저는 멜로 연기할 때 남자배우를 가장 사랑하는 눈으로 바라봐요. 그게 비결일까요.” 


김고은은 ‘변산’에서 이준익 감독과의 작업이 너무 행복했다고 했다. 권위의식 없이 현장을 이끌어나가는 이 감독에 반했다.

“현장에서 일이란 게 매번 즐거울 수는 없잖아요. 예민한 상황도, 실수도 나오기 마련인데, 이 감독님과 함께 한 배우들이 모두 행복했다고 하니까 신기했어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이번에 알았어요.”

김고은은 이 감독은 누군가 실수해도 실수한 사람을 가려내지 않고 하하하 하고 웃어버리고, “내 실수다”라고 한다고 했다. 감독님에게 “화가 안나요”라고 했더니 “사람들 앞에서 실수했다고 지적하면, 그 사람은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또 실수하게 된다. 사람의 장점 을 보고 일을 시작했다면, 단점도 함께 산 것이다”고 말했다는 것. 김고은은 “이준익 감독님은 원래부터 웃는 상이에요. 얼굴의 주름살도 다 웃는 결이죠”라고 했다.

김고은은 이 감독이 사소한 것도 크게 칭찬하는 데, 칭찬할 때도 그냥 하는 게 아니라 세세한 걸 기억해서, 구체적으로 말해준다고 전했다. 김고은은 상대역인 박정민의 노력을 보고 느끼는 게 많았다고 했다.

“‘변산’ 촬영 하는 2개월동안 긍정적인 에너지가 쏟아져 치유을 받았어요. 래퍼로 변신해 자신의 랩 가사의 상당 부분을 직접 쓴 박정민 선배는 이번 작업을 통해 존경하게 됐어요. 정민 선배 앞에서는 노력이라는 단어를 쓰면 안되겠다라고요. 건강이 걱정되기는 해요. 될 때까지 자신을 몰아붙이거든요. 서번트증후군이 있는 캐릭터를 연기한 ‘그것만이 내 세상’을 보고는 제 자신이 부끄러워졌어요.”


김고은은 작품을 계속 하면서 스스로를 객관화 해야 할 필요를 느낀다고 했다. 배우란 욕심을 낸다고 잘되는 게 아니라는 걸 ‘도깨비’ 이후에 깨달았다는 것. 그는 “작품 결정은 제가 하지만 저를 잘 못믿어 주위에 많이 물어보는 성격이에요. 남이 보는 눈이 더 정확할 수도 있거든요”라고 했다.

김고은은 자신이 생각하는 청춘이 무엇이냐고 하자 “계속 되어지고 싶은 것이죠. 나이로 한정짓는 게 청춘이 아니라, 내가 청춘이라 생각하면 계속 청춘인 거죠. 끊임없이 열망하면 청춘이에요. 이준익 감독님은 60세가 다됐지만 청춘이에요”라고 답했다.

김고은은 ‘치인트’ ‘도깨비’ 등으로 외국에서도 유명해졌다. “달라진 것은 외국팬의 응원 댓글이 올라온 것일 뿐, 이걸 깊게 생각하지 않아요. 다음 작품을 해나가는데 있어 기대치가 있을 거고, 조금 더 책임감이 무거워져요”

김고은은 “여전히 여고생 교복을 입으면 잘 어울린다”고 하자 “교복 입을 수 있을 때까지 오래 입고싶어요”라고 말하며 ‘변산’의 홍보 멘트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변산’의 장점은 우리 삶에는 희극과 비극이 있다는 리얼리티가 분명히 존재하고요. 배우분들 보는 재미도 있을 거에요. 장항선 선배님 등 조연분들도 연기를 잘하시고. 감정을 크게 강요하지 않는 것도 매력이에요. 흘러가는 대로 자연스러운 감정선이 보기 편하고 나가실 때 위로받으실 수 있어요.”

/wp@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