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실업자는 18년 만에 최대…‘허리’ 30~40대는 휘청

장기실업자 월평균 14만 명
2000년 최대수준 육박
30~40대 노동 중추 급감
비경제활동 인구, 취포자 늘어

[헤럴드경제]올해 구직기간이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가 사상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대한민국의 노동력 중추인 30~40대 취업자 수는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19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분석 결과 올 1~7월 구직기간이 6개월 이상 ‘장기 실업자’ 수는 월평균 14만4000명에 달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월평균 장기 실업자 수는 2000년 14만5000명 이래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장기 실업자 규모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직후 시절과 비슷한 수준에 이른 것이다.

1∼7월 기준 장기 실업자 수는 2013년에 6만3000명에서 올해까지 5년 연속 증가했다. 2014년 6만4000명, 2015년 8만8000명, 2016년 11만7000명, 지난해 13만4000명을 기록했다.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특별히 하는 일 없이 그냥 쉬는 이들도 기록적으로 늘었다.

올해 1∼7월 비경제활동인구 중 경제활동을 하지 않은 이유가 ‘쉬었음’으로 분류된 이들은 월 평균 185만8000명이었다. 통계청이 관련 자료를 집계ㆍ공표한 2003년 이후 1∼7월 기준으로는 이들인구가 가장 많았다.

이런 가운데 30~40대 취업자 수는 월평균 14만명씩 줄고 있다.

올 들어 7월까지 30대는 월평균 3만9300명, 40대는 10만1000명씩 줄며 매월 14만300명 취업자가 감소했다.

40대 취업자수 감소폭은 1999년 6월 집계이후 최대 수준으로, 2015년 11월부터 33개월 연속 줄어들었다.

30~40대 취업자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올해 1~7월 15세 이상 전체 취업자수도 월평균 12만23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이 절정이던 2009년 같은 기간 월평균 14만1700명 줄어든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구직활동에 지쳐 취업을 포기한 구직단념자도 월평균 50만7000명에 달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비경제활동인구도 급격히 늘고 있다. 1∼7월 비경제활동인구는 월평균 9만9000명 증가했다.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나면 노동시장의 활력이 떨어지고, 체감경기가 악화하는 한편, 경제성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장기 실업자 증가는 구직단념자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구직활동에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결국 취업을 포기하고 이는 고용시장의 구조 악화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국은 고용 상황 악화가 연쇄 효과를 일으킨 결과 장기 실업자나 구직 단념자가 늘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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