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적골은 갑오징어의 뼈다.

갑오징어를 살펴보면 가운데 딱딱한 뼈가 들어있는데 바로 이뼈가 오적골이라고 해서 한방에서는 주로 지혈제로 사용한다. 오적골은 말그대로 오(까마귀) 적(원수 혹은 적)의 뼈라는 소리다. 이 오징어를 왜 오적어라고 하는가 그 기원을 알면 정말 재미있는데 이는 오징어가 바다에서 까마귀를 잡아먹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이 오적어의 효능을 살펴보면 모든 출혈에 사용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지혈제인데 여성의 월경과다나 토혈, 심지어 칼로 벤 상처에도 이 오적골을 가루내어 뿌리면 곧 피가 멎는다. 이밖에 오적골은 남성성기능장애 예컨대 조루같은 증상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이는 오적골에 타우린이 다량 포함되어있기때문이란다. 그런데 실제로 임상에서 오적골을 조루나 남성성기능 장애에 사용해서 효과를 보았다는 사람을 만나보지 못했다. 다시 말해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의문이라는 말이다. 따라서 오늘 이야기하고싶은 내용은 카더라 통신이 아닌, 오적골의 확실한 효능에 대해서만 언급하고자 한다. 오적골의 지혈효능 외에 또 다른 확실한 효능은 바로 오적골의 제산제 효능이다.

역류성 식도염을 치료한 사례가 있다.

70세 남성환자가 초췌한 모습으로 내원했다.무려 20년 이상을 위염으로 고생했다고 한다. 내시경을 찍어봐도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고 약간의 염증증상만 보인다는 의사의 소견을 가지고왔다.

그러나 근래들어 밤에는 통증이 너무 심해서 잠을 못이룰 정도로 심각한 상태라며 양약을 먹어봐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입소문을 듣고 찾아왔다고 했다. 일단 생년월일을 받고 진맥을 시작했다. 이 역류성 식도염이란 위에서 분비된 위액을 비롯한 소화효소들이 식도로 역류하여 염증성손상을 일으키는 질환을 의미한다. 미국에서는 GERD나 GORD 로 표기하나. 정확한 명칭은 reflux esophagitis 이다.우리가 TV에서 광고로 자주 접하는 heartburn 증상도 이 역류성 식도염의 한 증상이다.

식도와 위장의 관문을 바로 분문이라고 하는데 이 분문은 우리가 음식을 먹게되면 닫혀져서 위산이 넘어오는 것을 방지하는 문이나 그 문이 잘 닫혀지지않아 위산이 그리로 넘어오는 까닭이고 바로 이 분문의 위치가 심장과 가까운 부분에 있어서 그 산이 넘어오게되면 심장부근까지 통증(burning sensation)을 느끼기 때문이다.

본원에서는 가감 오패산을 처방한다. 오패산은 오적골이라는 약초와 패모라는 약초 두가지로 구성되어있는 처방이다. 그러나 이처방은 그 두 약물의 비율이 중요하기때문에 그 비율을 제대로 맞추지않으면 효과를 볼 수 없다. 이는 당귀와 천궁이라는 약초의 비율만 가지고도 임신을, 또는 낙태를 시킬 수 있는 경우와 비슷하다 하겠다. 이 가감오패산에 중방의가 가전비방 특효 영신산을 같이 처방하면 아주 신효하다.

이 환자는 양약과 함께 이 처방을 복용하고 일주일 후부터 숙면을 취할 수 있었고 3개월 후부터는 더 이상 약을 먹지않아도 괜찮을 정도로 좋아졌다고 후기를 얘기한다.

물론 이 역류성식도염은 약만으로는 완치 될수 없다. 약을 먹고 나아질 수는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곧 다시 재발할 수 있는데 이는 식생활이나 스트레스같은 외부적 요인도 많이 작용하기때문이다. 이런 환자인 경우에는 스트레스를 받는 일은 삼가야하며,자극적인 음식음 피해야하며 술,담배, 커피, 에너지 음료는 절대 금물이다.

다음은 오적골을 가루내어 지혈제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 오적골은 그냥 가루를 내어 사용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염분을 제거해서 사용해야한다. 보통 일주일정도 물에 담가두어 염분을 제거하고 (여러차례 물을 갈아준다) 물기를 제거하고 햇빛에 말린 후 사용하는데 햇빛에 말리고 숯불에 구우면 오적골의 색이 누렇게 변한다. 이를 가루내어 고운 채에 걸러서 사용한다. 보통 2 ~ 4 그램 정도를 환부에 뿌린다.

김성진/중방의가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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