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값 인상폭이 임금 인상의 4배!LA와 오렌지카운티의 집값이 지난 7년간 임금 대비 무려 4배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AP뉴스가 케이스 쉴러 지수와 함께 미 전역 425개 대도시의 집값 및 임금 인상폭을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LA 카운티의 집값은 지난 2011년 이후 무려 73%나 인상돼 임금 상승폭 17%를 4.2배나 상회했다.
오렌지카운티 역시 집값이 58%나 오르는 동안 임금 상승은 15% 그쳐 4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샌버나디노와 리버사이드를 포함한 인랜드 엠파이어 지역도 임금이 14% 오른데 반해 집값은 80%나 뛰면서 5.7배의 격차를 나타냈다.
남가주 주택 구매자가 느낄 부담은 모기지 페이먼트를 봐도 확연하다.
LA와 오렌지카운티 지역의 주택 구매자의 모기지 페이먼트는 지난 7년간 73%나 늘었는데 반해 임금 상승폭은 최대 17%였고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은 인랜드 엠파이어 조차도 임금이 14% 오르는 동안 집값은 85%나 뛰어올라 임금상승폭 15%대 집값 상승폭 45%인 미 전국 평균치를 크게 상회했다.
집값 상승폭이 임금 상승폭을 크게 넘어서면서 렌트 인구도 기형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미 인구 조사국 센서스 집계 결과 남가주 지역의 렌트 인구는 지난 7년간 6% 증가하며 주택 소유 증가폭 2%를 3배나 넘어섰다.
부동산 정보 업체 코어로직의 랄프 맥러플린 경제학자는 “집값이 지나치게 많이 오르면서 젋은 세대가 주택 구입을 통해 자산을 늘릴 기회를 잃고 있다”며 “이것이 부익부 빈익빈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코어로직의 분석처럼 LA와 오렌지카운티의 렌트인구의 주택 구매력은 단 4%에 불가해 전체 44개 대도시 중 최저였고 인랜드 엠파이어도 구매력 28%로 전체 10위에 겨우 턱걸이했다.
렌트 인구 중 상위 20%에 해당하는 고소득층만을 따로 분리해도 LA와 OC 지역은 단 41%만이 주택 구매가 가능했다. 소득 상위 20%가 남가주에서 그나마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 지역은 인랜드 엠파이어인데 이마저도 주택 구매력은 76%로 타주 대도시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다.
회계사로 10만달러 이상 고소득을 올리고 있는 한인 김 모씨는 “직장과 가까운 웨스트 LA 산타모니카 지역에서 집을 알아봤는데 결국 포기했다”며 “눈을 낮춰 수리가 필요한 오래된 주택을 둘러봤지만 학자금과 크레딧 카드 부채가 있어 룸메이트 없이는 집을 살 수 없었다. 마음에 드는 룸메이트를 찾는 것도 어렵고 집을 원하는 대로 고칠 자신도 없었다. 혹시라도 직장을 잃거나 몸이 아프면 페이먼트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의 말처럼 LA카운티(중간가 63만달러),와 오렌지카운티(중간가 77만달러)에서 집을 구매하려면 다운페이먼트를 제외해도 10만달러 이상의 고소득이 있어야 월 페이먼트(모기지, HOA, 세금, 보험 등)가 가능한데 학자금과 크레딧 카드 부채까지 가진 경우 부모의 도움 없이는 집을 구매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너무 빨리 오른 집값이 반가운 사람도 있다. 바로 지난 주택 경기 침체 당시 싼 값에 주택을 구매한 경우다. 숏세일 매물이 넘쳐나던 지난 2010년 OC에서 현 시세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집을 샀던 최 모씨는 얼마 전 이를 처분하고 텍사스 출신 아내의 고향인 휴스턴 인근으로 이사했다. 아내와 함께 더 높은 연봉을 주는 직장을 찾았을 뿐 아니라 집을 처분한 금액으로 남가주에서는 상상하기 어렵던 럭셔리 주택도 전액 현금에 구입했다.
최 씨는 “숏세일로 집을 구매한 지 얼마 후 아내와 결혼하면서 서로의 남은 자산과 부모님의 도움으로 집을 페이오프 했는데 집값이 크게 올라 기대하지 않았던 높은 수익을 냈다”라며 “만일 당시 주택을 구입하지 않았거나 렌트로 계속 가주에 머물렀다면 집을 사기 어려웠을 것이다. 안정된 직장만 찾을 수 있다면 집을 정리해 타주로 이사하는 것도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