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 겸한 케빈 김 행장 업무 부담 덜어내는 데 초점
뱅크오브호프가 단행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 기대보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뱅크오브호프는 최근 이사장직을 겸직하게 된 케빈 김 행장의 업무 부담 해소를 위해 데이비드 말론 최고 운영책임자(COO)를 프레지던트(President)로 승진 발령한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말론 신임 프레지던트는 이번 승진 발령으로 은행의 일상 업무를 담당하는 사실상의 ‘행장’ 역할은 물론 연 매출 2억 달러 이상 기업들을 관리하는 코퍼레이트뱅킹 분야도 책임지게 됐다.
말론 COO의 승진 발령과 함께 김 행장은 일상 업무에 대한 부담을 덜고 최고 경영자(CEO)와 이사장으로서의 역할에 집중하게 된다.
이와 같은 이원화 구조는 한미은행의 금종국 행장이 은퇴 발표와 함께 현 바니 이 행장과 CEO와 ‘행장(President)’으로 나눴던 사례와 유사하다. 한인은행의 경우 보통 행장=CEO가 되는데 이를 2개 직책으로 분리한 것이다.
뱅크오브호프 측은 또 데이비드 말론 COO의 승진 발령과 함께 전국 영업망을 서부(캘리포니아 포함), 태평양북서부(시애틀 포함) 동부, 중서부, 그리고 남동부 등 5개 권역으로 세분화 하고 각 지역별 본부장을 임명했다.
은행 전체 매출의 70%의 이상을 책임지는 서부 본부장에는 제이슨 김 전무(EVP)가 임명됐다. 김 전무는 서부 본부장과 더불어 리테일 및 연매출 100만에서 2억달러까지의 비즈니스 뱅킹 업무도 겸하게 돼 단순한 본부장 이상의 역할을 부여 받았다..
뉴욕과 뉴저지는 물론 최근 영업망을 확대하고 있는 조지아와 앨러배마 지역을 포함하는 동부는 현 김규성 수석전무(SEVP)가 유임됐다. 김 수석전무는 텍사스가 중심이 되는 남동부 지역도 임시 관리하게 됐는데 은행 측은 후일 지역 책임자를 별도로 임명할 계획이다.
리테일 뱅킹을 책임지던 데이비드 김 전무(EVP)는 시카고 중심의 중서부지역 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태평양북서부 본부장으로는 영 김 디렉터가 발령됐다.
뱅크오브호프는 이외에도 기업 대출과 예금 관리 강화를 목적으로 데이비드 송 전무(EVP)를 크레딧 어드미니스트레이티브 오피서와 최고 크레딧 부책임자(Deputy CCO)로 임명하고 대니얼 김 전무(EVP)에게 최고전략책임자(CSO) 와 예금 운영부서 관리 책임을 맡겼다.
뱅크오브호프 측은 “이번 인사 개편은 케빈 김 행장의 일상적인 은행 업무 부담을 덜고 5개 지역 본부장의 주도하에 각 지역 영업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단행한 것”이라며 “부서간 협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 될 것이다”고 전했다.
반면 뱅크오브호프의 직원들은 조직 개편이 은행 측의 바람대로 시너지 효과를 내기보다는 오히려 분위기만 해칠 것이라는 반응이다.
뱅크오브호프는 이미 2년 전 영업력 강화를 목적으로 한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지만 현 시점까지 영업실적이 지지부진함은 물론 지역 및 분야별로 나뉘어진 조직도로 인해 오히려 업무속도가 느려지고 부서간 상호 충돌이 생기는 등 효과를 내지 못했다.
대출 부서의 한 직원은 “지난 조직 개편 이후 업무 속도와 효율성이 개선됐다는 것을 실감하지 못했는데 이번 인사 발령도 정확히 무엇을 위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며 “오히려 분위기만 해지는 것이 아닐지 염려된다”고 한숨 지었다.
특히 내부조직 개편 발표와 함께 기존 지점장 약 40여명이 릴레이션 매니저(RM)로 발령 날 것이라는 소문이 돌자 직원들의 분위기는 크게 술렁였다. 이후 이 소문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지만 직원들은 후속 인사 및 조직 개편이 본인들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며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
한인 은행권에서는 이번 조직 개편에 대해 “말론 COO가 프레지던트로 승진했지만 김 행장의 내부 지배력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한미은행이 바니 이 행장의 경영자 수업을 위해 업무를 나누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어 “뱅크오브호프가 잦은 내부 개편을 하는 것은 그만큼 조직이 안정화되지 않았다는 증거”라며 “이번 인사개편이 실효를 거둘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최한승 기자